미국 2부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뛰다가 휴식삼아 한국에 들른 김비오(22)가 국내 남자프로골프에서 2주 연속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비오는 20일 제주 핀크스GC(파72·7361야드)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총상금 9억원) 마지막날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박상현(29)을 3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첫날부터 선두에 오른 뒤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았고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지난주 GS칼텍스매경오픈까지 합치면 8개 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우승상금은 2억원. 2개 대회 우승상금 4억원을 챙긴 김비오는 올 시즌 상금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초반에는 2009년 이 대회 우승자인 박상현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다. 김비오에게 3타 뒤진 5위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박상현은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은 뒤 4번홀(파5) 그린 밖에서 친 세 번째샷을 그대로 홀인시켜 이글을 기록했다. 4개홀에서 5타를 줄이며 단숨에 1타차 선두로 올라선 그는 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았고 10번홀(파5)에서 또 이글을 잡아내는 ‘폭풍샷’을 선보였다.

김비오는 4번홀에서 ‘2온’에 성공해 첫 버디를 기록한 뒤 6, 10번홀에서 버디를 노획하며 흔들림 없이 타수를 줄여 나갔다. 10번홀에서는 두 번째샷이 그린 옆 러프에 떨어졌으나 환상적인 어프로치샷으로 1m 버디를 추가했다.

박상현은 11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벙커에 빠진 뒤 1m 파세이브 퍼팅을 놓쳐 상승세가 꺾였다. 김비오는 어려운 14번홀(파3)에서 1.5m 버디를 노획하며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승부가 갈린 것은 16번홀(파5)이었다. 박상현은 3m 버디 퍼트를 놓치며 막판 집중력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반면 김비오는 이 홀에서 두 번째샷이 그린 옆 깊은 러프에 잠겼으나 이를 홀 1m 지점에 붙여 버디를 더했다. 박상현은 17, 18번홀에서 연속 파퍼트를 실패하며 주저앉았다.

김비오는 “한두 달 전부터 되찾은 자신감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고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올해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상금랭킹 25위 내에 들어 내년 PGA투어에 직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마추어 김시우(신성고)가 합계 13언더파로 주흥철(31)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고, 최경주(42)는 이날 1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국내 여자프로골프 ‘2012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에서는 ‘얼짱 골퍼’ 김자영(21)이 프로 첫 우승컵을 안았다.

김자영은 20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CC(파72·6628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이미림(22)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홀에서 이겼다. 우승상금은 1억원.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김자영은 두 번째샷이 벙커에 빠졌으나 홀 1.2m 지점에 붙였다. 반면 ‘2온’을 한 이미림은 첫 퍼트가 짧으면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고 김자영은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생애 첫승을 따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