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뜨거운 스토브리그는 없다.’ 프로야구 출범 30주년을 맞은 올해 뜨거웠던 시즌만큼이나 스토브리그도 치열하다. 해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자마자 전력을 보강하려는 구단들과 몸값을 제대로 받으려는 선수들의 줄다리기. 올해는 이적 규모와 계약금 모두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FA 규모 사상 최대

"스토브 터졌다"…프로야구 몸값 '폭등'
올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원소속 구단뿐만 아니라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하고 계약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스타는 17명. 이 가운데 28일 현재 김동주(두산)를 제외하고 16명이 거취를 결정했다. 진갑용(삼성) 정재훈(두산) 등 9명은 원소속팀에 잔류하기로 했고 다른 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는 이택근 등 5명이다. 이대호와 정대현은 해외 진출 계약서에 사인을 앞두고 있다.

FA의 몸값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택근은 LG에서 친정 넥센으로 이적하면서 사상 두 번째로 많은 50억원(4년간)의 초대형 계약을 성공시켰다. 평소 지갑을 잘 열지 않는 두산은 팀의 주축 투수인 정재훈을 붙잡기 위해 4년 동안 28억원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과거 FA 계약과 비교하면 올해는 몸값 폭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택근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박용택(LG)은 지난해 34억원(4년)에 계약했다. 이택근의 연평균 수입은 12억5000만원으로 박용택(8억5000만원)보다 47% 많다.


계약금액 총액도 사상 최대였던 2005년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5년엔 FA 11명이 서명한 계약금 총액이 FA 사상 최대 계약에 성공했던 심정수(은퇴)의 60억원(4년)을 포함해 202억8600만원에 달했다. 올해 FA 선언 17명 가운데 계약서에 서명한 14명의 계약금액은 193억5000만원.

◆이대호, 오릭스와 105억원 대박

"스토브 터졌다"…프로야구 몸값 '폭등'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 리그에 진출했던 선수들의 국내 복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최고가 된 선수들은 해외 진출이란 꿈에 도전하는 동시에 거액의 돈도 벌어들였다. 롯데의 거포 이대호는 4년간 100억원이라는 ‘통큰’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프로야구의 오릭스와 2년간 7억엔(105억원)에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올린 SK의 잠수함 투수 정대현은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2년간 320만달러(36억6000만원)에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가 다시 국내로 복귀하는 선수들이 과연 얼마에 계약을 맺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일본 진출 첫해 거포 본능을 보여줬던 김태균은 올 시즌 부상으로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원소속팀 한화의 오너 김승연 회장이 “김태균을 꼭 잡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한화 구단은 사상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밝혀 내달 또 한 번 거액의 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도 돌아온다. 원소속팀 삼성의 트레이닝센터에서 몸만들기에 들어간 이승엽은 최근 성적이 부진했던 만큼 “자존심만 세워주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삼성 구단은 이름값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아시아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찬호도 국내 복귀를 원하고 있어 올 스토브리그는 더욱 풍성할 전망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