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 대표팀이 22년 만에 평양을 찾은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북한은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C조 예선 5차전에서 박남철(26·4.25체육단)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일본을 1-0으로 이겼다.

북한은 이로써 3차 예선에서 2승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본선 진출은 좌절됐다.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은 첫 패배를 당해 3승1무1패가 됐다.

일본 축구 대표팀이 북한에서 경기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이 열린 1989년 이후 22년 만이다.

북한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안방 관중의 응원에 힘입어 초반부터 일본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전방에 해외파 정대세(27·보훔)와 박광룡(19·바젤)을 포진시키고 좌우 날개 미드필더가 적극적으로 측면을 침투하는 스리백(3-back) 시스템을 가동하며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전을 아쉽게 끝낸 북한은 후반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북한은 중원에서 날아온 긴 종패스를 박광룡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헤딩으로 패스했고 박남철이 이를 놓치지 않고 재차 헤딩해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이 터지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관중의 함성이 쏟아졌고 응원 열기는 이후로 점점 더 뜨거워졌다.

북한은 일본을 계속 밀어붙였으나 후반 32분 정일관이 거친 태클 때문에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일본은 경기 막판에 재일교포 이충성(25·히로시마)의 슛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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