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9시30분부터 베이루트서 원정 경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조광래호(號)가 15일 '중동의 다크호스' 레바논을 상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한 운명의 한판 대결을 벌인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이날 오후 9시30분(한국시간)부터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5차전을 한다.

현재 B조에서 3승1무(승점 10)로 레바논(승점 7), 쿠웨이트(승점 5), 아랍에미리트(승점 0)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는 한국은 이번 레바논전에서 이기면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낸다.

레바논과 비기거나 지더라도 쿠웨이트가 이날 UAE를 꺾지 못하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할 만큼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9월 1차전에서 레바논을 맞아 박주영(아스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무려 6-0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레바논은 2차전부터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4차전까지 3경기에서 2승1무의 무패행진으로 단숨에 조 2위로 뛰어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는 146위에 그쳐 B조 최하위인 레바논은 이번 한국전을 통해 최종예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어 총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레바논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똑같이 전력누수로 고민하고 있다.

컨디션 난조로 기성용(셀틱)이 합류하지 못한 한국은 박주영(아스널)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게 돼 공·수 양면에서 손실이 크다.

레바논 역시 골잡이인 하산 마툭(아즈만 클럽)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고 주전 수비수인 유세프 모하마드(알 아흘리)와 마흐무드 유네스(알 아헤드)마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조광래 감독은 기성용과 박주영의 동반 결장하는 상황에서 중앙 돌파력과 측면 공격에 대한 수비가 뛰어난 레바논을 깨기 위한 묘책으로 이른바 '팔색조 전술 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승기(광주)와 손흥민(함부르크)에게 각각 왼쪽 측면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는 것이 핵심이다.

조 감독은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결승골을 뽑은 이근호를 원톱 공격수로 내세우고 이승기(광주)와 서정진(전북)에게 좌·우 측면 공격을 맡기기로 했다.

손흥민은 활동량이 많은 이근호의 2선에서 공간 침투로 공격을 지원하는 섀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담당한다.

수비에서는 홍정호(제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서고, 이용래(수원)가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바꾸는 '홍정호+이용래 시프트'가 다시 가동된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홍정호가 '더블 볼란테'로 레바논의 중앙 공격을 막아내고, 포백(4-back)은 이용래-이정수(알 사드)-곽태휘(울산)-차두리(셀틱)가 맡는다.

골키퍼로는 정성룡(수원)이 나선다.

차두리는 박주영을 대신해 임시로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한편 대표팀은 레바논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베이루트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두바이를 거쳐 16일 오후 4시3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베이루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