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2골..A매치 데뷔 서정진 2도움 맹활약
11일 오후 8시 수원서 UAE와 월드컵 예선전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폴란드와 9년 만에 치른 리턴 매치에서 박주영(아스널)이 2골을 몰아넣는 활약을 펼쳤지만 끝내 승부를 내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0-1로 지고 있던 박주영이 후반 12분과 후반 32분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37분 재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폴란드와 처음 만나 2-0으로 이긴 이후 9년 만에 두 번째 A매치에서는 무승부를 거두면서 역대 전적에서 1승1무로 앞서갔다.

특히 한국은 지난달 쿠웨이트와 치른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 무승부(1-1)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무승부에 머무는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월드컵 3차 예선 3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아쉬운 골 결정력과 수비 불안이 폴란드와 9년 만에 치른 재대결에서 패배할 뻔했다.

조 감독은 이날 이동국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지동원(선덜랜드)과 박주영(아스널)을 배치했다.

포백(4-back)의 좌·우 풀백에는 홍철(성남)과 이재성(울산)을 투입하는 실험에 나섰다.

대표팀에서 주로 홍정호(제주)와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췄던 이재성은 낯선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 부정확한 크로스와 불안한 수비로 삐걱 소리를 냈다.

한국은 전반 초반 기성용(셀틱)이 좌·우 측면으로 활발하게 볼을 배급하며 폴란드의 골문을 노렸다.

홍철은 전반 10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 골키퍼가 전진한 것으로 보고 강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원톱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은 전반 20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문전에서 헤딩 슈팅으로 만들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전반 초반부터 강한 중원 압박으로 한국의 공세를 견뎌낸 폴란드는 전반 중반 역습 상황을 결승골로 만들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폴란드는 전반 29분 야쿱 블라시치코프스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튀어나오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골대 앞에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폴란드는 중원에서 잦은 패스 실수로 조직력이 허술해진 한국의 골문을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조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국 대신 손흥민(함부르크)을 넣고, 연이어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서정진(전북)을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마침내 후반 12분 홍철이 오른쪽 측면에서 찬 크로스가 반대쪽으로 흐르자 서정진이 볼을 잡아 다시 크로스를 올렸고, 박주영이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분위기를 뒤집은 한국은 후반 32분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해 들어간 서정진이 또 한 번 중앙으로 뛰어들어가던 박주영을 향해 공간 패스를 내줬다.

박주영은 볼을 잡은 뒤 뛰어나온 골키퍼를 보며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책임졌다.

서정진은 A매치 데뷔전에서 2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조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하지만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어이없는 실수가 다잡은 승리에 재를 뿌렸다.

박주영의 역전골 이후 중앙 수비수로 교체투입된 조병국(센다이)이 후반 37분 전방을 향해 패스하는 순간 갑자기 달려든 블라시치코프스키의 몸에 맞고 볼이 뒤로 흘렀다.

블라시치코프스키는 재빨리 달려들어 볼을 잡아 정성룡과 일대일 상황에서 재동점골을 넣어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막판 공세를 펼쳤지만 폴란드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