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 '선수비 후역습' 전략 구상..승부차기 가능성도 점검

'공은 둥글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거함 스페인을 격침하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콜롬비아 마니살레스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과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누구나 반드시 피해야 할 상대로 꼽는 팀을 토너먼트 첫 판부터 만났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전력을 고려할 때 본선에 진출한 24개국 가운데 최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단 화력이 대단하다.

스페인은 한국과 실력이 엇비슷하다고 여겨진 호주를 상대로 경기 시작 31분 만에 다섯 골을 뽑아내는 등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터뜨렸다.

포워드인 알바로 바스케스(4골·에스파뇰)·세르히오 카날레스(발렌시아)·로드리고(볼턴·이상 2골)·이스코(발렌시아)에다 미드필더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르히 로베르토(바르셀로나·이상 1골) 등 득점원을 특정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 무득점인 미드필더 다니엘 파체코(리버풀)도 작년 19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네 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오르며 스페인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은 스페인보다 진용이 덜 화려하고 전체 조직력도 열세로 평가되지만 1984년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한다는 목표를 수정할 뜻은 전혀 없다.

이광종 감독은 "(토너먼트 승부에서는) 잘한다고 이긴다는 법이 없고 못한다고 진다는 법도 없으니 상대 분석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변을 노리는 한국의 전략은 교과서대로 '선수비 후역습'이다.

지난 6일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다소 실망을 안긴 역습 전략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 개인기와 조직력이 뛰어난 상대의 발을 묶기 위해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는 능동적인 수비를 보여줄 계획이다.

역습에서는 더 예리한 패스를 내보내려고 고민하고 있으며 코너킥과 스로인 같은 세트피스에서도 한 방을 꽂을 비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연장전 무승부까지 염두에 두고 마니살레스 현지 훈련의 마지막에 승부차기 기술도 따로 연마하고 있다.

미드필더 최성근(고려대)은 "스페인이 기술이 좋고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패스 게임도 잘하기 때문에 우리는 공격수부터 상대를 압박해야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저녁마다 모여서 잘 해보자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골키퍼 노동건(고려대)은 "16강전에서는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겠다"며 "경기가 끝나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멋진 플레이를 펼치자고 선수들이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스페인을 이기면 오는 15일 페레이라에서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전 승자와 준결승 출전권을 두고 맞붙는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