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콜롬비아에서 개막하는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이 작년 남아공 월드컵 때 선배들이 터득한 고지대 적응 비법을 살려 좋은 성적을 올리지 주목된다.

15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선수들은 파주 NFC에서 매일 일정 시간 산소공급을 줄이는 마스크를 쓴 채 하는 저산소 훈련을 치르고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콜롬비아 보고타가 해발 2천600m의 고지대이기 때문이다.

고지대는 공기 중의 산소 비율은 평지와 같지만 저압 때문에 공기밀도가 낮아 신체 조직으로 흡수되는 산소가 줄면서 저산소 증세를 야기한다.

과격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대체로 경기력의 급격한 저하로 나타난다.

저지대 국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고지대 국가인 볼리비아나 에콰도르와 원정경기를 할 때 기량이 한 수 위임에도 설설 기는 모습에서 이런 현상이 확인된다.

20세 이하 대표팀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보고타에서 치르는 데다 개최국인 콜롬비아와 3차전을 하게 돼 있어 부담스럽다.

콜롬비아는 고지대 이점을 잘 알기 때문에 자국이 속한 A조의 1위는 결승전까지 4강전만 제외하고 모두 보고타에서 치르도록 교묘하게 일정을 짜놓았다.

환경 변화 때문에 적지 않은 결점을 안고 뛰게 됐지만 20세 이하 대표팀은 참고할 노하우가 있어서 다행이다.

작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한 성인 대표팀이 1천753m 고지대인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대비해 체계적 훈련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축구협회는 파주 NFC에 산소 밀도를 낮추는 저산소실을 설치하고 저산소 마스크를 마련해 선수들이 수시로 사용하도록 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고지에서 벨라루스 및 스페인과 막판 담금질을 했고 베이스캠프도 남아공 고지대인 루스텐버그로 잡았다.

아르헨티나에는 1-4로 완패했지만 어쩔 수 없는 실력 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사후 평가에서 결과는 좋았다"며 "고지가 뭔지 모르겠다고 한 선수도 있었고 효과를 크게 봤다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대표팀은 저산소실이 철거됐다는 점을 제외하면 작년 성인 대표팀이 갔던 길을 그대로 걷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1천600m 고지인 미국 콜로라도 덴버로 건너가 적응훈련을 치르고 대회 개막 일주일 전인 24일 콜롬비아 보고타로 건너간다.

이광종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저산소 호흡기로 적응훈련을 착실하게 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심도 있는 고지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수 이종호는 "저산소 훈련은 처음인데 하고 나면 어지럽고 피로가 빨리 몰려오는 후유증도 있다"며 "처음보다 좋아지고 있고 많이 하다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