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94분 활약..루니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
바르셀로나, 샤흐타르에 5-1 대승

박지성(30)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숙적' 첼시를 제압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중앙과 왼쪽 측면을 오가며 위협적인 슈팅과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맨유는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 경기장에서 열린 2010-2011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첼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4분 터져 나온 웨인 루니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막혀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맨유는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머쥐면서 오는 13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

아울러 2002년 이후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치른 경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첼시 원정 무승' 징크스도 기분 좋게 털어내면서 통산 네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전반전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한 루니의 '킬러 본능'과 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를 되갚으려는 첼시의 강한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수비진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토레스와 디디에 드로그바를 투톱으로 세운 첼시가 전반 7분 토레스의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 등 경기 초반부터 맨유 골문을 두드릴 때만 해도 첼시의 '홈 불패' 기록이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첼시는 수차례 슈팅 기회를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그 사이 전열을 가다듬은 맨유는 전반 15분 박지성의 슈팅을 시작으로 경기 흐름을 조금씩 끌고 왔다.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가 올린 왼쪽 코너킥이 드로그바를 맞고 튀어나오자 페널티지역 좌중간 안쪽으로 뛰어들며 오른발로 때려 이날 맨유의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상대 수비에 맞고 골대 오른쪽으로 비켜가긴 했지만, 이 슈팅을 신호탄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맨유 쪽으로 기울어졌고, 전반 24분 루니의 발끝에서 고대하던 선제골이 터져 나왔다.

긱스가 페널티지역 왼쪽 안쪽에서 크로스를 찔러주자 골대 정면에 있던 루니가 받아 오른발 안쪽으로 툭 치듯 차넣었고, 골대 오른쪽을 향한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루니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맨유는 남은 시간 첼시의 파상공격에 시달렸지만, 골키퍼 판데르 사르의 수차례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며 승리를 지켰다.

박지성은 후반 들어서 수비에 치중하며 드로그바와 니콜라스 아넬카, 플로랑 말루다 등 상대 공격수를 차단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다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총 94분을 뛰고 추가시간에 크리스 스몰링과 교체됐다.

후반 25분 지르코프 대신 말루다를, 드로그바 대신 아넬카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운 첼시는 후반 막바지에는 거의 일방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득점 기회를 번번이 살리지 못하고 안방에서 패배를 곱씹었다.

한편, 같은 시간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 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의 경기에서는 바르셀로나가 5-1 대승을 거두고 4강 진출을 사실상 예약했다.

8강 2차전은 13일 샤흐타르 홈 구장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다.

4점차 승리를 거둔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 무승부는 물론 3점차로 지더라도 4강에 오를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2분에 첫 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상대를 압도했다.

리오넬 메시가 다비드 비야를 향해 찔러준 패스를 샤흐타르 수비진이 걷어냈지만, 공은 페널티지역 왼쪽 안쪽으로 들어와 있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발 앞에 떨어졌고, 이니에스타는 그대로 오른발로 때려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바르셀로나는 전반 34분 다니엘 아우베스의 추가 골로 전반을 2-0으로 앞섰고 후반 8분 제라드 피케가 한 골을 더해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15분 샤흐타르 수비수 야로슬라프 라키츠키에 한 골을 허용했지만 1분 뒤 세이두 케이타가, 후반 41분에 사비 에르난데스가 한 골씩 추가하며 4점차 대승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