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시즌 첫 메이저 대회..장타자들의 경연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이 31일(미국시간)부터 나흘간 펼쳐진다.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파72.6천702야드)에서 열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대회 마지막 날 우승자가 18번홀 옆의 호수로 뛰어드는 축하 행사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이 대회 우승자는 '호수의 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여자골프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해마다 많은 승수를 올리고 있지만 이 대회에서만큼은 2004년 박지은(32)이 유일한 우승자다.

6천702야드에 이르는 전장에서 알 수 있듯이 장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코스인데다 깊은 러프와 딱딱한 그린으로 무장한 전형적인 미국 코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야니(대만), 2009년에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장타자들이 우승자 명단에 이름으로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장타와 정확성을 겸비한 최나연(24·SK텔레콤)이 이번에 우승 후보로 꼽힌다.

최나연은 올 시즌 평균 비거리 258야드를 기록하며 장타부문 공동 12위에 올라 있고 그린 적중률도 83%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대회 KIA클래식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신지애(23·미래에셋)도 각오를 다시 다졌다.

LPGA 투어에 진출한 뒤 티샷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페이드 구질로 바꿨던 신지애는 지난해 평균 비거리가 237야드에 불과했다.

올해부터 드로 구질을 다시 찾은 신지애는 평균 비거리를 252야드로 끌어올렸고 그린 적중률 87.5%를 자랑하며 이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승부처에서 퍼트가 홀로 척척 떨어지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신지애는 지난해에도 8월에 열린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리는 등 다소 늦게 시동이 걸리는 '슬로 스타터'인 데다가 본인도 우승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있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한국의 에이스들과 우승 경쟁을 벌일 선수는 단연 청야니(대만)다.

청야니는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석권하는 등 메이저대회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유럽여자프로골프 대회를 포함해 LPGA 개막전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까지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상승세틀 타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2승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카리 웹(호주)와 장타자 위성미(22·나이키골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다.

또 이번 대회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활약하는 전미정(29·진로재팬)과 국내 투어의 간판으로 자리 잡은 유소연(21·한화), 안신애(21·비씨카드)가 출전해 톱랭커들과 실력을 겨룬다.

이번 대회는 J골프가 1∼4라운드까지 생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