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경쟁에 자신이 있다. 주어진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은 새내기부터 '베테랑' 태극전사까지 목표는 오직 하나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주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뿐이다.

22일 오전 파주 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25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전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수비수 황재원(수원)이 가장 먼저 파주 NFC에 도착한 가운데 골키퍼 정성룡(수원)이 뒤를 이었고, 연이어 생애 첫 대표팀에 발탁된 공격수 박기동(광주FC)이 등장하면서 취재진의 시선을 끌었다.

박기동은 "전날까지 설?다.

당연히 오고 싶었던 자리였다"며 "브라질 월드컵 때까지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

좋은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 J2리그에서 힘겨운 시절을 보내다 올해 신생팀 광주의 공격수로 복귀한 박기동은 K리그 개막전에서 2골을 넣었고, 지난 주말 K리그 3라운드에서는 도움까지 기록해 조광래 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박기동은 "기성용(셀틱)과 이청용(볼턴)과는 청소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며 "배울 게 많은 친구다.

서로 도움을 주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수비수 김태환(FC서울)은 여전히 태극마크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김태환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혹시 잘못 본 것 아니냐?'라고 물어봤다"며 "선배들한테 많은 것을 배우려고 왔다.

긴장하지 않고 즐기겠다"고 말했다.

2011 아시안컵을 앞두고 제주도 전지훈련에 참가했지만 최종 명단에서 빠졌던 고창현(울산)과 이상덕(대구FC)도 경쟁심을 불태웠다.

고창현은 "파주 NFC에 20살 때 와보고 9년 만에 처음이다"며 "이청용과 측면 공격수 자리를 경쟁해야 한다.

어린 후배지만 좋은 선수인 만큼 배울 점을 찾겠다.

기회만 준다면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종아리 부상으로 제주도 전훈에서 탈락했던 이상덕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것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올해 아시안컵을 통해 붙박이 대표선수로 자리를 굳힌 공격수 지동원(전남)과 미드필더 이용래(수원)는 한결 여유로웠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무릎을 다쳐 조광래 감독의 걱정을 자아냈던 스트라이커 지동원은 "부상은 완전히 치료됐다.

몸 상태도 좋은 만큼 체력만 끌어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온두라스전에 출전하게 되면 주변에서 기대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근호(감바 오사카) 선배가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좋은 경쟁을 하게 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 이용래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해 긴장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경쟁하겠다"며 "경쟁심은 필수다.

기술적인 면에서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은 "후회 없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박지성 선배처럼 잘할 수는 없지만 박지성 선배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한편, 올해 아시안컵에서 한 차례 퇴장과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던 수비수 곽태휘(울산)는 "아시안컵은 이미 지난 일이다.

실수가 있었지만 빨리 잊고 온두라스전에 맞춰 준비하겠다"며 "대표팀은 언제나 경쟁체제다.

경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