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들어 처음 승리해 기쁘지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16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컵 1차전에서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3-0 승리를 이끈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고대하던 시즌 첫 승리에 만족해하면서도 앞으로의 여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홈 팬들 앞에서 시즌 첫 승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만큼 한 경기를 이겼다고 마음을 놓지 않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인천은 이날 2군들로 구성된 대전을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치고도 전반에 좀처럼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다 전반 38분 김명운의 선제골과 후반 5분 유병수의 추가골, 후반 26분 카파제의 쐐기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앞서 K리그 상주 상무와 1라운드에서 0-2로, 12일 제주와 홈 개막전에서 0-0 무승부로 득점도 올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한번에 세 골을 몰아치며 거둔 첫 승리였다.

후반에는 박준태 등 어린 선수들까지 고루 기용하며 여유를 보인 허 감독은 "상대가 2군 선수들이긴 했지만 체력이 남아있는 전반에는 거센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어 기회를 살리지 못했는데 다행히 김명운의 첫 골이 터지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 들어 대전이 만회하려고 역습을 시도하면서 좀더 빠른 공격이 이뤄지고 좋은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만족해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으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유병수와 팀의 시즌 첫 득점을 안겨준 김명운 등 수훈 선수들에 대한 칭찬도 두루 잊지 않았다.

허 감독은 "(유)병수가 골을 넣어줘야 본인도 부담을 떨치고 팀 전반적으로도 활기를 띨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바람이 이뤄졌다"고 흡족해했다.

허 감독이 한때 총감독을 맡아 유소년 육성에 힘을 쏟았던 용인축구센터 출신 으로 전남에서 데려온 김명운에 대해서는 "그동안 프로 무대에서 가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는데 오늘 아주 좋은 골을 보여줬다.

빠른 패스도 돋보였고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움직임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김명운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정인환을 두고도 "수비수에게 필요한 신체적 조건을 다 갖췄고 실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가끔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만 고치면 더 큰 기대를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대구와 정규리그 홈경기를 앞둔 허 감독은 "오늘 경기가 선수들에게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됐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대구도 절대 약체가 아니고 우리보다 앞서 정규리그 1승을 챙긴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최선을 다해 홈에서 승리를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