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최나연 앞세운 한국 군단, 청야니와 일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1 시즌 첫 대회가 태국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해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은퇴한 뒤 절대강자가 없는 혼전이 펼쳐졌던 LPGA 투어는 올해도 1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인자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첫 대회는 17일부터 나흘간 태국 촌부리의 시암골프장(파72.6천477야드)에서 열리는 혼다LPGA 타일랜드.
총상금 145만 달러가 걸린 이 대회에는 한국의 '원투 펀치' 신지애(23.미래에셋)와 최나연(24.SK텔레콤), 지난해 LPGA 투어 MVP인 청야니(대만), 디펜딩 챔피언 인 미야자토 아이(일본) 외에 크리스티 커(미국) 등 상위랭커 60명이 출전해 컷 없이 4라운드 샷 대결을 펼친다.

이 대회는 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2라운드가 시작되는 18일부터 사흘간 매일 오후 4시부터 생중계한다.

◇청야니의 상승세를 꺾어라 = 작년 시즌 상반기에는 미야자토가 일찌감치 5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는 LPGA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청야니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청야니는 이달 초 호주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기세를 올리며 신지애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찼다.

비거리 260야드를 훌쩍 넘기는 드라이버샷은 이미 정평이 나있는 청야니였지만 경기운영 능력까지 끌어올리면서 한국 군단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한국 군단이 시즌 초반부터 청야니의 기세를 꺾지 못한다면 시즌 내내 끌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신지애 "시즌은 지금부터가 시작"= 신지애는 올해 처음 출전한 LET 호주여자오픈에서 마지막 날 챔피언조로 나섰지만, 청야니에게 7타차 완패를 당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출전한 대회였지만 '파이널 라운드의 퀸'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완패를 당한 터라 위축될 만도 했지만, 신지애는 "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예요"라는 말로 자신감을 대신했다.

새 캐디 숀 클루스(호주)와 함께 개막전에 출전하는 신지애는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새 시즌이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LPGA 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거머쥔 최나연은 "동계훈련에서 체력을 보강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튼튼한 몸을 만들었으니 마지막 대회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지난해 못지않은 성적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우승후보는 = 이번 시즌에 가장 돋보이는 신인 선수 중 한 명은 송민영(22)이다.

지난해 LPGA 2부 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에 올라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출전권을 따낸 송민영은 호주여자오픈에서 5위, 호주여자마스터스에서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리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송민영은 "LPGA 투어 신인으로서 잃을 게 없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다"면서도 "송민영이라는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각인시키는 해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9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승을 올린 뒤 지난해 캐나다여자오픈에서도 승수를 추가한 위성미(22.나이키골프)도 태국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쇼트게임과 퍼트에서도 향상된 실력을 보여준 위성미지만 올해도 학업과 골프를 병행하는 스케줄을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주도권을 아시아 선수들에게 완전히 넘겨 준 미국여자골프의 자존심인 크리스티 커와 또 다른 미국 선수인 영건 폴라 크리머가 올해 시즌 첫 대회에서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