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기간 숙박제공 없던 일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2018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고작 2표를 얻어 체면을 구겼던 분풀이를 했다.

존슨 시장은 5일 블래터 회장과 FIFA 일행에게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간 제공하기로 했던 호텔 무료 숙박 제안을 철회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존슨 시장은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협의해 도심 하이드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도체스터 호텔에 블래터 회장과 일행들이 무료로 묵을 수 있도록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존슨 시장은 런던으로 돌아온 뒤 이러한 제안을 철회했으며 그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튀는 행동을 자주 하는 존슨 시장이 블래터 회장에게 분풀이를 한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지난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 투표에서 잉글랜드는 1차 투표에서 22표 가운데 2표만을 확보해 제일 먼저 경쟁에서 밀려났다.

잉글랜드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 유치 대사를 맡은 꽃미남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을 동원해 1966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존슨 시장도 취리히로 건너가 동분서주했으나 기반 시설과 여건이 훌륭한 잉글랜드가 맥없이 탈락하자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영국 언론매체들은 최근 한 달여 간 집행위원들의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던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와 BBC의 보도로 인해 집행위원들이 등을 돌렸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도 2표라는 결과에 좀처럼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 인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소 5명의 집행위원들이 잉글랜드를 지지하기로 윌리엄 왕자와 베컴에게 약속했으나 실제 투표에서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