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 홍보대사로 활동한 프랑스 축구의 '전설' 지네딘 지단(38)은 유치 활동이 승리로 끝나자 "아랍의 승리"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단은 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메세첸트룸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개최가 발표되고 나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거의 경기를 치르는 기분이었다.어느 때보다 안도감을 느낀다"고 기쁨을 전했다.

지단은 "축구는 전 세계의 것이라고 했던 내 말대로 한 번도 월드컵을 치러 보지 못한 러시아(2018년)와 카타르가 개최국이 됐다"고 이번 결정의 의미를 전했다.

지중해에 면한 아랍계 북아프리카 국가 알제리의 이민자 2세대인 지단은 특히 이번 결과에 대해 "카타르와 중동은 월드컵을 치를 자격이 있다. 아랍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지단은 "카타르는 아랍 세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그것이 큰 힘이 됐다"면서 "이제 다시 대단한 일을 해낼 시간이 더 주어졌다.힘을 모아 멋진 월드컵을 치를 10년이 주어졌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적자인 지단은 1998년에 이미 조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을 경험한 바 있다.

지단은 "1994년 이전의 일이었을 것이다.당시 나는 대표팀에 들어가려 노력하던 때였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나 자신에게 '프랑스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면 거기서 뛸 기회'라고 다짐하던 게 똑똑히 기억난다.

국가적으로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대표 선수로 거기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짜릿했다"고 전했다.

지단은 그러면서 '실제 참여해 보니 어땠냐'는 질문에 "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3-0으로 꺾고 우승했다.그 이상이 있겠느냐"며 웃었다.

지단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나는 방금 내 역할을 마쳤다.이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다리며 지켜보겠다"면서 "중요한 것은 지금을 만끽하는 것이다.승리한 팀의 일원이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한 러시아 대표팀의 주장 안드레이 아르샤빈(29) 역시 발표가 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환희를 표현했다.

아르샤빈은 "월드컵 유치로 스포츠는 물론이고 경제, 정치까지 러시아에 큰 영향이 올 것이다.러시아를 바라보는 국내외의 시선도 바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하면서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