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남녀 고참 선수들이 대회 초반 `코리아 돌풍'에 앞장서고 있다.

사격에서 금빛 총성을 울리며 한국의 종합 2위 도약을 이끈 남자 명사수 김학만(34.상무)과 여자 대표팀의 `맏언니' 김정미(35.인천남구청)가 대표적이다.

남자소총 대표팀의 `맏형'인 김학만은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 우승한 뒤 단체전 우승까지 이끌어 대회 2관왕 기쁨을 누렸다.

김정미 역시 이윤채(우리은행), 권나라(인천남구청)와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학만과 김정미 등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 사격은 16일까지 역대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가장 많은 8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로 올라서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

한국 사이클의 `영원한 에이스' 조호성(36.서울시청)도 빼놓을 수 없다.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돌아온 조호성은 남자 4㎞ 단체추발 최종 결승에서 까마득한 후배인 장선재(대한지적공사) 등과 팀을 이뤄 금빛 질주에 성공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경륜 선수로 잠시 외도를 했던 조호성은 아시안게임 복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 유도 남자 대표팀의 큰 형님인 `탱크' 황희태(32.수원시청)는 100㎏급에 출전해 고별 무대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90㎏급에서 금메달을 메친 황희태는 서른을 넘은 나이에도 한 체급을 올려 도전한 끝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금빛 낭보를 전했다.

이와 함께 탁구 대표팀의 33세 동갑내기 오상은(한국인삼공사)과 김경아(대한항공)는 단체전에서 중국의 높은 벽에 막혔지만 에이스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구기 종목에서도 `맏형'과 `맏언니'들이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한편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23세 나이 제한 상관 없이 3명까지 출전)로 뽑힌 김정우(28.광주)와 박주영(25.AS모나코)은 한국의 8강 진출을 주도했다.

특히 김정우와 박주영은 중국과 16강에서 한 골씩을 터뜨려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이 밖에 4년 전 도하 대회 때 중동 심판들의 편파 판정에 휘말려 메달을 놓쳤던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최고참 윤경신(37.두산)과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왕언니' 허순영(35.대구시청)도 남녀 핸드볼 동반 금메달 사냥에 선봉장으로 나섰다.

(광저우=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