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조직위, 대회 준비에 무려 20조 투자
역대 최대선수단 한국, 금메달 65개로 종합 2위 수성

특별취재단 = 중국 대륙에서 20년 만에 개최되는 아시아의 대축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12일 저녁 9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광저우의 젖줄인 주장(珠江) 하이신사(海心沙)에서 화려한 `수상 개막식'을 갖고 16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중국이 20년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죽의 장막'을 벗고 개혁.개방을 선언했다면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은 놀라운 경제부흥을 아시아에 확인시킬 전망이다.

이번 대회 슬로건은 '스릴 넘치는 스포츠와 조화로운 아시아(Thrilling Games and Harmonious Asia)'다.

공식 마스코트는 다섯 신선이 다섯 마리 양을 타고 광저우에 내려왔다는 `오양(五羊) 설화'에 유래를 두고 다섯 마리 양(러양양, 아샹, 아허, 아루, 아이)을 내세워 광저우의 오랜 전설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광저우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최근 눈부시게 발전한 대륙의 막강한 경제력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광저우시는 이번 대회에 무려 1천226억위안(약 20조4천억원)을 투자해 70개 경기장과 훈련장을 마련했고 불모지인 판위구에 아파트 49동 규모의 선수촌과 미디어센터, 첨단 실내체육관, 지하철과 도로망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로 손님맞이를 마쳤다.

이 같은 개최 비용은 역대 아시안게임 사상 최고액일 뿐만 아니라 2012년 열리는 런던 하계올림픽의 개최비용(약 16조1천억원) 보다도 많은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대회 개막을 알리는 화려한 전야제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수상 쇼'를 준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부연출을 맡았던 천웨이야를 총책임자로 임명한 광저우는 하이신사에서 `물과 빛'의 향연을 펼친다.

주장에 어둠이 내린 저녁 8시 하이신사의 특설무대는 돛을 형상화한 4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광저우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하고 개혁·개방의 1번지로 중국 대륙과 함께 성장하는 광저우의 미래를 제시한다.

개막식의 주제는 `물, 생명의 기원'.

광저우의 판야(kapok) 나무가 화려하게 꽃을 피운 뒤 거센 바다를 누비는 뱃사람과 그를 기다리는 애달픈 아내의 사연이 전해진다.

가슴 시린 과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막식장은 이내 2008년 베이징의 영광을 고스란히 담은 궈자티위창과 워터큐브가 영상에 등장한 뒤 거대한 대륙의 비약적인 발전을 상징하는 우주선이 비상한다.

이어 4개의 돛 스크린에서 집단 꼭두각시놀음이 흥겹게 펼쳐진 뒤 대회 참가국의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동심교(同心橋)'를 만들어 각국에서 떠온 생명수를 모으는 `합수식'이 벌어진다.

마침내 45개국 선수들이 배를 타고 개막식장에 도착하고 나면 동심교 가운데 자리잡은 아시안게임 성화에 화려한 불꽃이 피오르면서 11월의 강변축제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에는 45국에서 선수와 임원 1만 4천454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개최 경기도 42종목에 47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어 역대 최다다.

한국은 역시 역대 최대인 41개 종목에 1천13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국가별 순위에서 4회 연속 종합 2위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 8연패가 확실시되는 `공룡' 중국을 앞지르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라이벌 일본보다는 반드시 앞서야 한다는 것이 한국선수단의 지상 목표다.

대회 초반은 일본의 강세 종목인 수영과 유도가 돼 한국의 힘든 메달 레이스가 예상되지만 중반 이후 전통적으로 `효자 종목'인 태권도와 레슬링, 사이클, 양궁, 유도, 펜싱, 골프, 볼링 등을 통해 맹렬한 추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또 대회 막판에 몰려 있는 각종 구기종목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일본을 제치고 4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하는 시나리오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