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타자 첫 MVP..두산 2년 연속 최고 신인

롯데 자이언츠의 `거포' 이대호(28)가 프로야구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생애 한 번뿐인 최고 신인상은 신인 포수 사상 최초로 20홈런을 때린 양의지(23.두산)에게 돌아갔다.

이대호는 25일 오후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 취재기자단 전체 92표 중 59표를 얻어 경쟁자였던 류현진(한화.30표)과 김광현(SK.3표)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지난 2001년 프로 입문 후 처음으로 MVP에 선정된 이대호는 트로피와 4천500만원 상당의 폴크스바겐 승용차(2011년형 티구안 TDI)를 부상으로 받았다.

롯데 출신 MVP는 `불멸의 투수' 최동원(1984년)과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2005년)에 이어 세 번째. 그러나 롯데 타자로는 국내 프로야구 출범(1982년) 후 이대호가 처음이다.

또 지난해 김상현(KIA)에 이어 2년 연속 내야수가 투수들을 제치고 MVP가 됐다.

특히 이대호는 타격 트리플크라운(홈런.타점.타율)에 올랐던 지난 2006년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괴물 투수' 류현진에게 MVP를 넘겨줬던 아쉬움을 달랬다.

이대호는 또 홈런 등 타격 7관왕에 오르면서 개인 타이틀당 300만원씩 상금 2천100만원도 손에 넣었다.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은 이대호는 타석에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쓰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대호는 44차례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 올랐고 안타(174개)와 타율(0.364), 타점(133개), 득점(99개), 출루율(0.444), 장타율(0.667)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 타이틀을 휩쓸었다.

타격 7관왕은 국내 프로야구 출범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와 같은 시상 기준을 적용하면 1999년 이승엽(당시 삼성) 등 네 명이 타격 5개 부문 1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대호는 4년 만에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재현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서는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대호는 "제2의 생일인 것처럼 기쁘다.2006년 타격 부문에서 개인상 네 개를 받고도 류현진에게 밀려 MVP를 못 받아 쓸쓸하게 퇴장했었다.그래서 꼭 이 자리에 서고 싶었다.청소년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를 제외하고는 우승 경험이 없다.내년에는 개인상보다는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수상 소감과 함께 각오를 밝혔다.

또 최고 신인 투표에선 포수 양의지가 79표를 획득, 이재곤(롯데)과 고원준(넥센.이상 5표), 오지환(LG.3표)을 큰 표 차로 따돌리고 신인왕에 올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포수 신인왕은 지난 1999년 홍성흔(롯데.당시 두산) 이후 11년 만이다.

두산은 지난해 투수 이용찬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다.

두산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양의지는 역대 신인 포수 최초로 20개의 홈런을 쳤고 정규리그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7(374타수 100안타), 68타점, 48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양의지는 포스트시즌에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양의지는 "하나뿐인 신인상을 받아 기분이 좋다.코칭스태프와 동료,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열심히 하라는 것으로 생각하고 좋은 모습으로 내년 시즌에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탈삼진왕 류현진, 세이브왕 손승락(넥센) 등 투수와 타자 부문 개인기록 부문 시상식도 진행됐다.

올 시즌 그라운드 최고의 판관에게 주는 우수심판상은 박기택 심판위원이 받았다.

한편 올해 시즌 17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김광현은 얼굴 근육 경련 치료를 받는 바람에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최송아 기자 chil8811@yna.co.kr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