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나이를 조작해 국제체조연맹(FIG)으로부터 30일간 국제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북한 체조가 내달 12일부터 열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나오지 못한다.

16일(한국시간)부터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막을 연 제42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여자 도마 선수 홍수정이 나이를 허위로 기재한 사실을 적발한 FIG는 지난 6일 북한에 이번 대회를 포함해 30일 간 국제대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북한은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지만 FIG는 북한이 이를 뒤집을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기각했다.

FIG 관계자는 18일 "FIG가 사태를 접한 뒤 북한의 국제대회 출장 정지를 일단 30일로 정했지만 이는 한시적일 뿐 최소 1년 이상 징계를 피할 수 없다.

FIG는 홍수정이 아닌 북한체조협회에 징계를 내렸다.

따라서 북한 여자는 물론 남자 선수들도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FIG 규칙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앞으로 열흘 안에 징계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북한이 이에 불복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면 최종 결정은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은메달을 딴 홍수정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때 1989년생으로 기재했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1985년생, 200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1986년생으로 기재했던 사실이 뒤늦게 발각됐다.

북한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출전이 좌절됐다.

FIG는 하계올림픽이 열리기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올림픽 출전 쿼터를 조정한다.

올림픽 남녀 단체전에 출전할 수 있는 나라는 각 12개 국가다.

즉 올해 단체전 24위에 드는 나라만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무대를 밟고 내년 대회에서 12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출전하는 식이다.

FIG측은 "북한의 출전 징계가 1년에 그친다면 내년 10월8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릴 제43회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참가할 수 있고 개인 자격으로 런던올림픽에 나설 선수도 나올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일본 여자 체조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단체전은 물론 도마와 이단평행봉, 마루운동 등에서 강세를 보여왔기에 북한 몫이던 메달을 일본이 가져갈 공산이 커졌다.

남자 도마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던 북한 리세광(25.4.25체육단)이 출전 길이 막히면서 한국 체조 대표팀 에이스 양학선(18.광주체고)의 금메달 달성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테르담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