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49타,후반 39타,토털 88타.여느 아마추어골퍼의 스코어가 아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전설' 구옥희(54)가 하이트컵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2라운드에서 기록한 것이다.

구옥희는 15일 블루헤런GC(파72)에서 속개된 대회 2라운드에서 16오버파 88타를 적어냈다. 첫날 76타에 비해 12타나 더 쳤다. 특히 전반 나인에서는 버디없이 보기 5개,쿼드루플 보기 2개로 13오버파 49타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틀 동안 버디는 단 2개 잡는 데 그치며 합계 20오버파 164타로 탈락했다. 100명 중 94위.그보다 못친 선수는 6명뿐이었다.

1978년 프로가 된 구옥희는 국내 20승,해외 24승,총 44승으로 KLPGA 최다승 보유자다. 1980년에는 국내 여자대회 5개를 휩쓸었고,1979년 10월부터 1981년 6월까지 국내 대회에서 7연승한 기록도 갖고 있다. 49세 때인 2005년 일본 서클K레이디스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하면서 그해 한국여자프로골프 명예의 전당에 첫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나이 50을 넘으면서 260야드를 손쉽게 날리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이 되지 않았다. 2년 만에 국내대회에 출전한 박세리(33)가 5오버파 149타의 20위권으로 3,4라운드에 진출한 것과 달리 백전노장은 세월의 무게에 눌려 후배들 뒷전으로 물러났다.

2라운드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단 3명이다. 모두 '무명'이다. 변현민 심현화가 2언더파 142타로 공동 선두,지유진은 1언더파 143타로 3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