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회에 4점 뽑아 역전…6-5로 짜릿한 승리

삼성이 박한이의 극적인 역전 3점홈런에 힘입어 두산과 플레이오프 첫 판을 짜릿한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은 7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5로 뒤진 8회말에 터진 박한이의 극적인 3점포 덕분에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한이는 2사 1, 2루 볼카운트 0-2에서 정재훈이 던진 가운데 높은 포크볼을 잘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는 120m.

이날 톱타자로 나와서 결승 홈런 등 4타수 2안타를 친 박한이는 씨티은행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박한이는 상금 200만원과 함께 100만원 상당의 특급호텔 숙박권도 받는다.

삼성은 5전3선승제의 이번 시리즈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1986년부터 펼쳐진 26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19차례 한국시리즈에 나갔기 때문이다.

확률로 따지면 0.731이나 된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삼성에 9승10패로 근소하게 밀렸던 두산은 첫 판을 내준 부담을 안고 2차전을 맞게 됐다.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4승2패로 승리를 거둔 두산은 2년 만에 가진 리턴매치에서는 일단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한 셈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르느라 원투펀치 켈빈 히메네스(14승)와 김선우(13승)를 소진한 두산은 포스트시즌 3선발인 홍상삼(4승3패 평균자책점 6.42)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선동열 삼성 감독은 팀 내에서 구위가 가장 좋은 승률왕(0.833) 차우찬(10승2패 평균자책점 2.14)으로 맞불을 놨다.

경기 중반까지는 두산이 흐름을 주도했다.

타선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차우찬을 잘 공략했고, 마운드도 노련한 피칭을 앞세워 실전감각이 떨어진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두산이 먼저 1회 무사 1, 2루의 득점기회를 먼저 맞았다.

이종욱의 희생번트로 2, 3루 찬스가 이어졌지만 최준석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으로 파고들다가 아웃되면서 그대로 이닝이 마무리됐다.

삼성도 공수교대 후 선두타자 박한이가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역시 2사 1, 3루까지 이어졌지만 최형우가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나면서 양팀은 1회에는 득점 없이 입맛만 다셨다.

3회말 다시 득점 기회를 만든 삼성은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서 만든 1사 2루에서 조동찬이 중월 2루타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어 최형우의 2루타로 2-0으로 달아났지만 1루 주자 채태인이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가 아웃돼 공격의 흐름이 끊어졌다.

그러자 준플레이오프 4, 5차전을 거치며 화력이 살아난 두산 타선이 곧바로 반격했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두목곰' 김동주가 이번 포스트시즌 첫 대포인 2점홈런을 터트리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상승세를 탄 두산은 5회에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선두타자 용덕한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로 공격이 시작됐다.

정수빈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오재원의 투수 앞 번트안타가 이어지면서 만루가 됐다.

차우찬이 예상 밖으로 일찍 무너지자 선동열 감독은 정인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가을 사나이' 이종욱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가볍게 결승타를 뽑았고 2, 3루에서 최준석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 5-2로 앞섰다.

삼성은 두산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하던 8회 대역전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1사 뒤 진갑용이 호투하던 고창성의 왼쪽 팔뚝을 맞히는 타구를 치고 나갔다.

2사 뒤 이영욱이 안타를 쳐 1, 3루가 됐고 김상수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갔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가 정재훈의 포크볼을 공략해 3점 아치를 그렸다.

반면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전준우와 이대호에게 결승 홈런을 맞은 정재훈은 이날 또 결승포를 허용하면서 '포스트시즌 악몽'이 이어졌다.

역전에 성공하자 선동열 감독은 곧바로 권혁을 투입하며 뒷문 잠그기에 나섰다.

9회 1사 뒤 2, 3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안지만까지 동원한 끝에 승리를 굳혔다.

삼성의 4번째 투수 권오준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9회 마지막 두 타자를 상대한 안지만이 세이브를 올렸다.

한편 삼성 박진만은 8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투입되면서 포스트시즌 75경기째 출장해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또 이날 대구구장에는 1만석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돼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경기 만원 기록(16경기)을 세웠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10월10일 SK-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경기부터 내리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진출의 향방을 가늠할 2차전은 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구연합뉴스) 김영현 장현구 고동욱 기자 cool@yna.co.kr cany9900@yna.co.kr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