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플레이오프 패배를 설욕하겠다(삼성).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역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삼성까지 잡고 한국시리즈에 오르겠다(두산)'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와 김경문 감독이 지휘하는 두산 베어스가 지난 2008년 이후 2년 만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삼성과 두산은 7일부터 5전3선승제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툰다.

1, 2차전은 정규리그 2위 삼성의 안방인 대구구장, 3, 4차전은 준플레이오프 승자인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 5차전까지 이어지면 대구구장에서 최종전을 각각 치른다.

2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재회한 양팀의 상황은 2008년과 다르다.

당시 두산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 준플레이오프 상대였던 롯데를 3전전패로 돌려세운 삼성과 만났다.

두산은 힘이 빠진 삼성을 4승2패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올해에는 삼성이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열흘 동안 3일은 훈련하고 하루는 쉬는 일정으로 담금질하며 기다려왔다.

반면 두산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서 출혈이 컸다.

5차전을 마친 뒤 하루만 쉬고 곧바로 대구구장으로 이동해 7일 삼성과 곧바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는 일정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안방에서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롯데에 내주고도 파죽의 3연승 행진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상승세는 강점이다.

고려대 3년 선.후배 사이로 대학 재학 시절 한방을 쓰며 `방장'과 `방졸'이라는 인연을 맺었던 김경문 두산 감독과 선동열 삼성 감독이 가을잔치에서 지략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세 번째이다.

2005년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선 초보 사령탑이던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이 4전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2008년 플레이오프에선 김경문 감독이 지휘한 두산이 4승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올해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선 삼성이 10승9패로 박빙의 우위를 보였다.

삼성이 팀 방어율 2위(3.94)의 견고한 방패를 보유한 반면 두산은 팀 타율 2위(0.281)의 날카로운 창을 갖췄다.

좌완 에이스 장원삼(올 시즌 13승)과 차우찬(10승), 팀 레딩(1승)이 선발 주축인 삼성은 배영수(6승)까지 불펜으로 돌리는 막강 허리진의 힘으로 두산의 창을 무력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권오준이 부상을 털고 플레이오프 명단에 들면서 권혁과 함께 `불펜의 쌍권총'을 복원했고 올해 9세이브를 수확했던 안지만이 뒷문을 지킨다.

또 정현욱(9승11홀드12세이브)과 정인욱(4승1홀드)도 불펜진에 힘을 보탠다.

특히 올해 정규리그에서 5회까지 앞섰을 때 53경기 연속 승리를 포함해 58승2패의 높은 승률을 보였던 만큼 철벽 뒷문을 자랑한다.

타선에선 클린업트리오인 박석민-최형우-채태인과 올해 두산과 경기에 강했던 진갑용(상대팀 타율 0.333)과 조동찬(0.304), 박한이(0.389)가 두산 마운드 허물기에 앞장선다.

두산은 켈빈 히메네스와 김선우, 홍상삼이 선발진을 이룬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17의 짠물피칭을 보여줬던 레스 왈론드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패전 악몽을 털어낸 마무리 정재훈도 든든하다.

여기에 음주 사고 후유증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빠졌던 이용찬도 불펜진에 가세한다.

이용찬은 정규리그 잔여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기 전까지 25세이브를 올려 구원 1위를 질주하는 등 빼어난 구위를 보였다.

중심타선의 김현수-최준석-김동주의 방망이가 살아나느냐도 관심거리다.

`타격기계' 김현수가 준플레이오프 다섯 경기에서 타율 0.118(17타수 2안타)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4번을 맡았던 최준석도 타율 0.286에도 한 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대신 준플레이오프 4, 5차전에서 잇달아 결승타를 때리며 타율 0.667(9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하위타선의 `핵' 용덕한과 타율 0.500(22타수 11안타)을 기록했던 톱타자 이종욱이 공격을 주도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