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대표팀의 맏언니인 '바스켓 퀸' 정선민(36.신한은행)과 '탱크' 김지윤(34.신세계)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도 연일 맹활약 중이다.

2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체코 브르노에서 열리고 있는 제16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대표팀이 예선 성적 2승1패로 12강에 안착한 데는 둘의 역할이 컸다.

김지윤은 23일 브라질과 첫 경기에서 1점을 뒤진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으로 1점 차 역전승을 일궈냈고 정선민은 세 경기에서 평균 어시스트 4개로 전체 3위에 오르며 팀의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25일 말리와 경기에서는 62-62에서 시작한 연장에서 정선민과 김지윤의 연속 득점으로 66-62로 달아나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그러나 25일 경기 후 식사 자리에서 정선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정선민은 지난 5월 양쪽 신장에 결석이 생겨 응급실 신세도 여러 차례 지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다행히 체코로 떠날 때 다소 나아진 듯했지만 23일부터 사흘 연속 브라질, 스페인, 말리를 상대로 힘든 경기를 펼치다 보니 다시 통증이 도진 것이다.

정선민은 26일 훈련을 마친 뒤 "지금 와서 어쩔 수 있겠느냐. 이제 중요한 경기가 남았는데 그것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다"며 "나이 먹고 대표 선수로 뛰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느끼고 있다.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거기에 의지하며 서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역시 성한 몸이 아니었다.

주위 사람들과 악수하는 것이 힘들만큼 손이 퉁퉁 부어 올랐다.

경기를 조율하는 포인트 가드로서 양쪽 손에 통증이 심한 것은 치명적인 일이지만 김지윤은 "중요한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정신력으로 이겨내겠다"며 "선수들 가운데 부상 없이 뛰는 선수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체코로 오기 전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도중 오른손을 다쳐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김지윤은 말리와 경기 도중 왼손까지 다쳐 양손 모두 정상이 아니지만 연일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2002년 중국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놨던 둘은 2006년 15회 대회에 잠시 대표팀을 떠났다가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다.

12명 대표 선수 가운데 박정은, 이미선(이상 삼성생명), 정선화(국민은행) 등 세 명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위기에서 두 맏언니는 그야말로 힘든 몸을 이끌고 다시 한 번 8년 전 '4강 신화'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정선민은 "우리 선수들이 해보자고 마음을 먹으면 응집력이 대단하다.

부상이 많아 뛸 선수가 많이 부족하지만 12강에서 체코, 일본과는 충분히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임달식 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이 정신력 이상의 것을 발휘해줘 12강에 올 수 있었다.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해줘야 하지만 부상자가 많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첫 상대인 체코는 홈팀이지만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나 수비 조직력 등이 예선에서 싸웠던 스페인보다 상대하기 낫다고 본다.

첫 경기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28일 오전 1시 체코와 12강 리그 1차전을 벌이며 스포츠 전문 케이블-위성 채널인 SBS스포츠가 생중계한다.

(브르노<체코>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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