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골퍼' 최나연(23 · SK텔레콤)이 24일 경기도청에서 김문수 지사에게 무한돌봄기금으로 써달라며 3000만원을 직접 전달했다. 지난 19일 끝난 여자골프 최고의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최나연은 상금(3500만원) 중 세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을 이날 기부했다.

최나연은 대회 기간에 "고국 팬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데다 민족 명절인 추석을 맞아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내비쳤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6년째 기부 활동을 해오고 있는 최나연은 올해도 나눔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최나연이 기부 대상으로 정한 무한돌봄사업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정과 저소득층을 돕는 경기도의 복지 프로그램.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도 없고 최대 6개월까지만 지원하는 긴급 복지지원제도로도 회복할 수 없는 주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최나연은 오산에서 태어나 용인에 살고 있어 경기도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경기도스타선수상도 받은 최나연은 "한가위에 고향인 경기도의 나눔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형편이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1000만원씩 소년소녀가장 장학금으로 경기지부 복지재단에 전달해왔다. 2008년과 지난해에는 어린이 환자 돕기에 써달라며 각각 2000만원,4000만원을 건국대병원에 기부했다. 최나연은 "프로에 데뷔할 때 돈을 벌면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자고 아빠와 약속했다"며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보내온 사진과 편지를 받을 때면 (골프를) 좀 더 잘하고 더 많은 기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나연은 3년 만에 국내에서 한가위 명절을 맞았다. 오산 할머니 댁에서 작은아버지,고모,조카 등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하지만 명절 다음 날인 23일 용인의 한 골프연습장을 찾아 3시간 동안 샷과 퍼트 연습을 했다. 최나연은 "이틀만 쉬어도 감각이 달라진다"며 "다음 주부터 대회가 잇달아 있어 며칠 쉬지 못하고 운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나연은 26일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여자오픈에 참가한 뒤 미국 나비스타 LPGA 클래식에 출전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사임다비LPGA 말레이시아 대회에도 나간다.

"새벽에 미국 LPGA 투어를 지켜봐주는 팬들이 많은데 그분들께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고 싶어요. 물론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자주 친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