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정예 멤버가 맞붙는 한일여자골프대항전이 올해는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999년부터 매년 12월 첫째주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 열렸던 한일여자골프대항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투어의 정상급 골퍼들이 참가해 한 시즌을 결산하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더욱이 이 대회는 LPGA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과 아시아 최고의 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골프 대결이기에 미국과 유럽연합팀이 벌이는 솔하임컵이나 아시아와 세계연합팀이 벌이는 렉서스컵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2006년부터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던 일본의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쿄라쿠가 올해는 경영 실적 부진을 이유로 대회 개최가 어렵다는 뜻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전해 왔다.

예정된 대회 개막일이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런 일이 일어나자 KLPGA도 비상이 걸렸다.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은 총상금이 8억∼9억원이 걸린데다 대회 운영비 등을 포함해 최소한 20억원이 들기 때문에 갑자기 다른 국내 후원업체를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KLPGA 관계자는 "다음 주에 일본으로 건너가 쿄라쿠 실무진과 대회 개회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면서도 "후원업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대회가 열리기는 힘들 것 같다"며 우려했다.

KLPGA는 후원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회 상금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LPGA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연합팀이 벌이는 라이더컵처럼 상금 없이 치르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올해부터 당장 상금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것 또한 일본과 협의를 해야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음 주에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