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선수들이 세계 골프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근면성으로 무장한 한국 선수들이 세계 골프계에서 멋진 활약을 할 것으로 믿습니다. "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톰 왓슨(61 · 미국 · 사진)은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GC에서 10~12일 열리는 미국PGA 챔피언스(시니어) 투어 '포스코건설 송도챔피언십'을 앞두고 8일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지만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못해 (한국을) 잘 모른다"면서도 "한국에 오기 전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했다"고 했다.

2002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독일 병정' 베른하르트 랑거(53)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멘토로 잘 알려진 마크 오메라(53 · 미국)도 인터뷰 내내 녹록지 않은 입심을 과시했다.

왓슨은 지난해 환갑의 나이로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장 끝에 2위를 기록하는 노익장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승부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았다"며 "비슷한 나이대의 팬들이 '당신이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 기뻤다"고 했다. 그는 1971년 프로에 데뷔해 미PGA투어에서 39승,챔피언스투어에서 13승을 기록한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왓슨은 미국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미LPGA투어에서 박세리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신지애는 최근 가장 떠오르는 선수입니다. 여자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건 평소의 성실함이 대회에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

그는 올 시즌 드라이버샷 거리가 평균 283야드(26위)에 달하고 평균타수는 69.78타로 7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도 장타를 구사할 수 있는 이유를 묻자 "어릴 때 아버지의 말씀과 달리 스윙을 크게 한 게 비결"이라며 "이번에 한국팬들에게 장타를 날릴 수 있는 비법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거 우즈 관련 질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랑거는 올 시즌 5승을 거둬 챔피언스투어 상금랭킹 선두(200만달러)를 달리고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연습라운드와 프로암을 치렀는데 코스가 도전적이어서 흥미롭다"고 했다. "예전에는 어드레스에서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이 닫혔다가 백스윙 때는 열리고 임팩트도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스퀘어 스윙'을 하다 보니 샷이 훨씬 좋아졌어요. 옛날 스윙은 임팩트 때 척추에 무리가 갔는데 지금은 몸에 부담도 적어요. "

미PGA투어 16승,챔피언스투어 1승을 각각 기록 중인 오메라는 우즈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나타냈다. 그는 "타이거가 지난해 이후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 만나고 전화하면서 변함없는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타이거는 지금 자기가 갈 방향을 정상궤도로 수정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거는 골프계의 큰 자산"이라며 "한번 추락한 뒤 바로 제자리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은데 친구로서 많은 조언을 해주며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기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골프를 잘하기 위한 비결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어떤 클럽이든 정확한 거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다른 하나는 퍼트할 땐 볼이 홀을 16인치(약 40㎝) 지나칠 정도의 세기로 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최상호 박남신 최광수 문춘복 등 한국선수 4명도 출전한다.

송도(인천)=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