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규칙 위반으로 눈물을 흘린 사례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많다. 5일 리베라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현대건설서울경제여자오픈에서는 아마추어 국가상비군 장수연(16 · 함평골프고1)이 희생양이 됐다. 장수연은 '아버지 캐디'의 잘못으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내주고 2위에 그쳤다.

2라운드에서 2타차 선두에 나섰던 장수연은 최종일에도 선두를 유지하며 3라운드합계 9언더파 207타로 경기를 마친 후 우승 세리머니까지 했다. 그러나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려는 순간 경기위원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말을 들었다. 규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2벌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말은 이렇다. 한 갤러리가 장수연이 15번홀에서 한 행동에 대해 어필했다. 이 갤러리의 제보를 받은 경기위원회는 그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수차례 보고 장수연이 15번홀 그린 밖에서 칩샷할 때 캐디가 골프백을 홀을 향해 세워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규칙 8-2a에는 '플레이어가 스트로크하는 동안 플레이선이나 그 선 가까이에 클럽이나 물체 사람 등 아무것도 세워둬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위반시 플레이선을 지시한 것으로 간주해 2벌타가 부과된다. 장수연의 아버지는 별 생각 없이 골프백을 선수 가까이에 세워두었을 터이지만,결과적으로 규칙 위반이 된 것.

장수연은 2벌타를 받았고,7언더파의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친 이정은(22 · 호반건설)과 연장전을 벌여야 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장수연이 보기를 한 사이,이정은이 파를 잡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장수연으로서는 캐디 잘못으로 오픈대회 첫 우승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어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게 됐다.

한편 이지영은 미국LPGA투어에 진출하기 전인 2005년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때 역시 '아버지 캐디'가 퍼트선을 짚어 2벌타를 받았다. 바이런 넬슨은 1946년 US오픈 때 캐디가 중심을 잃으면서 자신의 볼을 건드리는 바람에 1벌타를 받았고,연장전에 들어가 지고 말았다. 골프에서 캐디가 잘못하면 선수에게 페널티가 부과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