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첸중가 동반 등반.."세르파끼리 싸움없었다"

지난해 5월 오은선(44) 씨와 함께 히말라야 칸첸중가를 등반한 세르파 페마 치링(38)은 31일 "더는 위로 갈 곳이 없었다"며 분명히 정상을 밟았다고 말했다.

페마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일년 전부터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얘기가 계속 있었는데 나를 포함해 세르파 누르부도 있었고 칸첸중가를 네 번이나 등정한 옹추도 있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페마는 작년 5월 6일 오 씨와 함께 칸첸중가에 올랐던 세르파 3명 가운데 한명이다.

오 씨가 칸첸중가에 오르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옹추와 누르부는 각각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지만 페마는 그동안 한번도 언론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가 첫 인터뷰이다.

페마는 `정상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었느냐'는 말에 "우리한테는 정상에 네 번 등정한 친구(옹추)가 있다"며 "더는 올라갈 곳이 없었고 거기가 제일 꼭대기였다"고 말했다.

정상 사진이 다르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상 근처에 돌멩이, 바위가 있었는데 거기서 사진을 찍었다"며 "에베레스트만 해도 그렇고 사진은 시간에 따라 항상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이 그렇다고 정상에 오르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상이 아닌데 옹추가 정상이라고 우겨 싸웠다"고 한 누르부의 말에 대해 페마는 "거기서는 어떠한 말다툼이나 싸움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위로 갈 곳이 없었다.캠프4에서 21시간이 넘게 걸렸다.정상에서는 날씨가 안 좋아서 오래 있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 씨의 모교 깃발이 중턱에서 돌에 고정된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는 "그 깃발이 어떻게 거기에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거기가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부는 곳인데 깃발이 날려가지 않고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해가 안 된다"며 "거기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는지 (깃발 얘기를 하는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페마는 세르파 가운데 하나인 누르부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주장을 했다는 데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 씨가 (칸첸중가 등정 후에 14좌 완등을 위해) 파키스탄, 안나푸르나에도 같이 간다고 했는데 누르부는 (칸첸중가 등반 때 입은) 동상 때문에 못가게 됐다"며 "그런 일 때문에 (감정이 상해)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네팔에 거주하는 페마는 1992년부터 고산 등반을 했고 히말라야 8천m급 봉우리 8개를 14차례나 올랐다고 소개했다.

다만 칸첸중가는 오은선 씨와 오른 것이 처음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