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수완은 데뷔 후 첫 완봉승
삼성, 두산 격파하고 1위 SK에 3경기차 추격


김영현 장현구 최송아 = '괴물 투수' 류현진(23.한화)이 선발 등판한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면서 당대 최고 왼손 투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류현진은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LG와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해 8월19일 삼성과 대전경기에서 선발로 6이닝 동안 2실점한 뒤 29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류현진은 한 차례 중간계투로 등판한 적이 있다.

지난해 8월19일 경기 이후 6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류현진은 지난해 9월23일 LG와 대전경기에서 중간으로 나왔고 올해 선발 출격한 2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일궈냈다.

29연속 기록을 세우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1.73을 올렸고 3차례 완봉승을 거뒀다.

29연속 퀄리티스타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좀처럼 찾기 어려운 희귀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통계 전문 회사인 스태츠가 1952년 이후 집계하고 있다.

스태츠에 따르면 밥 깁슨(세인트루이스)의 26경기 기록(1967~1968년)이 연속 최다이며 한 시즌 최다는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 2005년) 등이 작성한 22경기다.

류현진이 올해 선발로 나선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면서 단일 시즌 기록에서도 메이저리그의 22경기 연속을 넘어선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정식 기록으로 여기지 않은 탓에 누적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와 장기인 '명품'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지며 LG 타선을 제압했다.

3회 박용택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5회에도 박용근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지만 집중타는 피해갔다.

특히 7회말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1사 1, 2루에서 박용근을 상대로 허를 찌르는 몸쪽 직구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어 김준호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류현진은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9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양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2로 비겼다.

문학구장에서는 신고선수 출신인 롯데 신인 김수완(21)이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SK)과 맞대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두는 감격을 누렸다.

선발 김수완은 9이닝 동안 5안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잘 던져 5-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08년 신고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수완의 프로 무대 첫 완봉승이자 최근 4연승이다.

김수완은 최고 구속 145㎞의 직구와 130㎞ 내외의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까다로운 SK 타선을 잠재웠다.

탈삼진은 단 한 개에 불과했지만 요령 있게 맞춰 잡으며 이닝 수를 늘려 갔다.

피 말리는 4위 싸움을 펼치는 롯데는 이날 승리로 한숨 돌리며 5위 KIA와 승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반면 최근 부진한 1위 SK는 3연패에 빠지면서 2위 삼성에 3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대구구장에서는 삼성이 3위 두산을 3-1로 꺾고 3.5경기차로 달아났다.

삼성은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이번 시즌 47경기 연속 승리를 따냈다.

최근 5연승.
KIA는 목동구장에서 넥센을 7-0으로 격파하고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문학(롯데 5-0 SK)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이 신고선수 출신 김수완과 대결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우선 홈런 군단 롯데는 시원한 아치를 앞세워 김광현을 공략했다.

부상으로 빠진 홍성흔을 대신해 3번에 포진한 조성환이 김광현에게 먼저 일격을 가했다.

조성환은 1-0으로 앞선 5회 1사 2루에서 김광현으로부터 좌월 2점 홈런을 뽑아냈다.

4회까지 6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롯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후속 이대호가 시즌 39호 아치를 그리며 김광현을 상대로 연속타자 홈런을 작렬시켰다.

롯데는 이 이닝에만 4점을 따내 균형의 추를 돌려왔다.

이어 김주찬이 9회 솔로포를 날리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반면 김광현은 6이닝 동안 4실점(3자책)하면서 시즌 5패째를 안았다.

●목동(KIA 7-0 넥센)
KIA 투수와 타격의 베테랑이 갈 길 바쁜 소속 팀의 활로를 열었다.

우선 후반기 2연승을 달리며 KIA의 상승세를 이끄는 서재응이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쳤다.

제구력에 자신이 있는 서재응은 홈 플레이트의 왼쪽과 오른쪽 끝을 폭넓게 이용하면서 넥센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하면서 간단하게 이닝을 마무리한 서재응은 4, 5회에도 3자범퇴에 성공하면서 6이닝 무실점으로 7승째를 챙겼다.

그러자 타선에서는 '돌아온 해결사' 김상현이 나섰다.

김상현은 2-0으로 앞선 4회 시즌 16호 솔로 아치를 그려 타선의 활력소가 됐다.

KIA는 김상현의 홈런 직후 김원섭이 볼넷으로 나간 뒤 안치홍이 좌선 2루타를 때려 1점을 보탰고, 김선빈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5-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대구(삼성 3-1 두산)
최근 홈런 때문에 자주 울었던 두산 임태훈이 이날은 결정적인 폭투 때문에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5회. 임태훈은 선두 타자 조동찬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위기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어 이영욱의 희생번트로 조동찬은 2루까지 진루했다.

임태훈은 강타자 박석민과 대결에 집중하며 볼카운트 2-2까지 가며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8구째 던진 공이 바운드가 됐고 포수 양의지의 몸을 맞고 뒤로 크게 튀었다.

이때 2루 주자 조동찬이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결승점을 올렸다.

삼성은 8회 선두타자 이영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강봉규의 내야 땅볼 때 추가득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삼성 선발 마운드의 핵으로 떠오른 차우찬은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최근 7연승 및 시즌 7승을 거뒀다.

●잠실(LG 2-2 한화)
선발 류현진이 눈부신 호투를 이어갔지만 한화 타선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3회 선취점을 빼앗긴 한화는 공수교대 후 최진행의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일궈냈다.

5회 다시 1점을 내준 한화는 7회 장성호의 솔로포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9회 선두 타자 장성호가 2루타를 친 뒤 무리하게 3루까지 파고들다가 아웃되는 등 경기를 뒤집을 정도의 힘을 내지는 못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 12회까지 이어졌고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5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서울.대구=연합뉴스) cool@yna.co.krcany9900@yna.co.kr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