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은 지난주 불과 1.2m 거리에서 3퍼트를 했다. 이에 반해 '퍼트의 귀재' 브래드 팩슨은 지난해 954홀을 플레이하는 동안 단 14차례밖에 3퍼트를 하지 않았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왔을까. 쇼트게임 전문교습가 데이브 펠츠의 '퍼트 법칙'이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대학 때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1960년대 초 잭 니클로스 등과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자 전공(물리)을 살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들어가 15년간 과학자의 길을 걷다 1970년대 중반 골프계로 다시 돌아왔다. 쇼트게임 · 퍼트에 관한 그의 이론은 실험과 데이터를 통해 증명된 것들이다.

◆라인 파악에 5초,스피드 파악엔 20초를

'퍼트에서 스피드가 라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말이다. 그런데도 아마추어들은 어느 정도의 스피드(세기)로 칠 것인가보다 어느 쪽으로 굽어지는지(라인)를 파악하는 데 더 골몰한다. 펠츠는 그 반대로 하라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스피드가 라인보다 4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5초의 여유가 있다면 퍼트 길이에 대한 감을 잡는 데 20초를 들이고,라인을 보는 데는 5초만 할애하라는 뜻이다. 그는 또 "넣을 수 있는 거리의 퍼트를 짧게 쳐서 50% 정도만 성공할 경우 상대방에게 5타를 주고 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단순한 것이 좋다

골프 스윙처럼 퍼트도 단순한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 퍼트 라인을 파악한 후 퍼터 페이스를 정렬했으면 망설이지 말고 치라는 얘기다. 타이거 우즈처럼 자신만의 '루틴'을 정한 후 그대로 실행하면 된다. 라인을 살피는 데 '측량추(plumb bobs) 방식'을 원용하는 것 등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동작이나 루틴은 단순해도 신념은 확고해야 한다. 펠츠는 "넣을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이트 내리막 퍼트가 더 쉽다

내리막 퍼트가 모두 어려운 것은 아니다. '브레이크'(퍼트 라인이 굽어지는 것 또는 그 정도)가 없는 스트레이트 라인이라면 내리막이 오르막보다 더 쉽다는 게 펠츠의 논리다. 오르막은 스트로크할 때 힘이 들어가면서 퍼터 헤드의 경로가 틀어질 수 있다. 그러나 내리막은 퍼터 헤드를 볼에 살짝 대주기만 하면 된다. 미국PGA투어 퍼트랭킹 17위 위창수도 "반듯한 내리막 라인이면 겁먹지 말고 볼이 홀을 지나가도록 자신있게 치라"고 권한다.

◆브레이크는 보이는 것보다 3배 많다

펠츠는 '프로 사이드'로 칠 것을 강조한다. 경사나 브레이크가 있는 라인에서 퍼트할 때 볼을 홀 위쪽으로 보내야 홀인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대부분 골퍼들은 홀 아래쪽의 '아마추어 사이드'로 볼을 치기 때문에 홀인 확률도 낮다. 브레이크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경사가 있다 싶으면 브레이크를 조금 더 감안해서 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

골프팀장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