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8경기 연속 안타 행진

박찬호(37.뉴욕 양키스)가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사상 첫 투.타 맞대결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선배의 자존심을 세웠다.

박찬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계속된 클리블랜드와 방문경기에서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와 추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맞대결은 11-1로 양키스가 앞서며 승부가 기운 9회말 이뤄졌다.

8회말 양키스의 세 번째 투수로 승리를 마무리 지으러 올라온 박찬호는 셸리 던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연달아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운 다음 9회에도 변함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까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다음 추신수가 타석에 섰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었던 둘의 첫 맞대결이었지만, 추신수와 박찬호는 평소와 다름 없이 굳은 표정으로 승부를 펼쳤다.

박찬호는 바깥쪽에 꽉 차는 시속 151㎞ 직구를 던져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추신수를 압박했다.

한 차례 볼을 골라낸 추신수는 연달아 들어오는 커브를 파울로 커트해 내며 기회를 기다렸다.

박찬호는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몸쪽으로 150㎞ 직구를 던져 승부를 걸었다.

추신수 역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지만, 공을 맞추지 못하고 삼진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비록 박찬호와 맞대결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추신수는 행운의 내야 안타로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1회초부터 데릭 지터의 짧은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상쾌하게 시작했지만 타석에서는 양키스 선발 투수 더스틴 모슬리의 빠른 공에 번번이 땅볼에 그쳤다.

1회말 무사 1,2루 기회에서는 3루수 땅볼에 그쳤고 3회에도 2루 땅볼로 물러났다.

1-2로 뒤진 6회말에도 추신수는 무사 1루에서 낮은 직구를 받아쳐 2루수 앞으로 향하는 땅볼을 굴렸다.

병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1루 주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타구에 맞으면서 공은 유격수 방향으로 굴절됐고, 그 사이 추신수는 1루를 밟았다.

야구 규칙에 따라 카브레라만 아웃됐을 뿐, 추신수는 안타를 얻는 행운을 누렸다.

하지만 추신수는 카를로스 산타나의 빠른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힌 사이 귀루하지 못하고 병살로 잡혀 아쉬움을 남겼고, 이어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97을 유지했다.

반면 박찬호는 9회말 2아웃에서 흔들리면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연달아 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박찬호는 맷 라포타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아 1실점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박찬호는 제이슨 닉스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치는 듯했지만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또 점수를 내줬다.

이어 폭투까지 이어져 3점째를 내준 박찬호는 8번째 타자인 루이스 발부에나를 깊숙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11-4로 어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면 2안타 3볼넷으로 3실점(2자책점)한 박찬호의 평균자책점은 다시 5.86으로 치솟았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