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56) 경남FC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8회 연속 본선 진출과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의 대업을 향해 진군할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21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제4차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어 조광래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확정했다.

조 감독은 22일 오전 10시 축구협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팀 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기로 했다.

이회택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대표팀 후임 감독을 빨리 선정하려고 노력하면서 많은 애로가 있었다"며 "조광래 감독을 비롯해 2-3명의 지도자를 후보로 추가해 기술위원회를 열었고 기술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조광래 감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조 감독은 국가대표 생활도 오래했고 부산 대우와 안양LG, 경남FC 등의 감독을 맡아 K-리그 우승과 FA컵 준우승 등 지도자로서도 검증을 받았다"며 "또 이청용(볼턴) 등 어린 선수를 발굴했고 경남FC도 유망주 위주로 구성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잉글랜드와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유학하면서 해외축구의 흐름을 공부하려는 열의가 돋보였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의 임기에 대해선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계약은 2년으로 했다"며 "2년 계약은 기존 사령탑들도 마찬가지였다.

기본적으로 임기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광래 감독이 경남FC 사령탑 겸임을 요청했지만 원칙적으로 겸임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하지만 후임 감독을 뽑아야 하는 구단의 사정을 생각해서 일본과 평가전(10월12일)을 한 달 정도 앞선 시점까지 겸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조 감독은 오는 9월 7일 이란과 평가전까지는 경남FC 사령탑을 겸임할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이날 선정에 앞서 연임을 포기한 허정무(55) 감독의 후임을 뽑으려고 12-13명의 전·현직 감독들을 후보 리스트에 올렸고, 이 가운데 최강희(전북), 조광래(경남), 황선홍(부산), 김호곤(울산), 정해성(전 대표팀 수석코치) 등 5명의 사령탑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조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감독들이 차례로 대표팀 사령탑에 대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외국인 감독도 물색하려고 했지만 축구협회는 국내파 감독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에서 조 감독을 단일 후보로 놓고 기술위원회를 열어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확정했다.

1970~80년대 '컴퓨터 링커'라는 별명으로 대표팀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조 감독은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팀 조직력 완성과 유망주 발굴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조 감독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K-리그에서 1-3년차 선수들로 구성된 경남을 이끌며 '경남 돌풍'을 일으켰다.

조 감독은 "대표팀 지도자는 누구에게나 영광스러운 자리다.

K-리그와 대표팀이 모두 생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대표팀을 맡는 데 있어서 전혀 두려움은 없다.

좋은 지도자가 되려고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다.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표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는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