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정해성도 후보"

한국축구를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은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후임은 K-리그 사령탑을 지냈거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국내 지도자 가운데 배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1시간40분가량 이어진 회의에서 기술위원들은 차기 사령탑으로 국내 지도자를 뽑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외국인은 뽑지 않겠다는 원칙이 정해지면서 후보군은 자연스럽게 전, 현직 K-리그 감독으로 압축되는 모양새이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12∼13명의 전, 현직 K-리그 감독을 후보에 올렸다"고 밝혔다.

기술위원회는 현재 계약관계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일단 현직 K-리그 감독도 후보로 올려놓았다.

현재 K-리그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 중에서는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과 조광래 경남FC 감독,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 등을 후보로 꼽을 만하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전북을 이끌고 정규리그 1위와 통합챔피언에 오르며 K-리그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조광래 감독은 선수 발굴 및 육성 능력에서는 단연 국내지도자 중 톱 클래스다.

올해도 무명의 선수들로 전반기 경남FC의 돌풍을 이끌었다.

김호곤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뤘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 코치 등 지도자 경력도 풍부하다.

최강희 감독의 소속 구단과 계약기간은 2012년 말까지이고, 조광래·김호곤 감독은 올해 말까지다.

구단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전직 K-리그 감독 중에서는 감학범 전 성남 감독이 대표 후보다.

성남과 계약을 1년이나 남겨두고 2008년 11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고나서 브라질, 잉글랜드 등으로 축구 유학을 다닌 김 전 감독은 K-리그에서도 대표적인 공부하는 지도자다.

장외룡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도 후보가 될 만하다.

한편 기술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후보에서 제외달라고 요청한 정해성 현 대표팀 코치의 내부 승격도 배제하지 않았다.

정 코치는 6일 조중연 협회장 등에게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하며 더 많이 공부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기술위원회에서는 "직접 보고받은 사항이 아니다.

오늘 회의 초반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월드컵 결산 보고 때도 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며 정 코치를 여전히 후보로 봤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