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버디&보기] 10야드 더 보내려다 OB…실수 줄여야 승자
골프에서 실수는 피할 수 없다.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박세리나 신지애도 예외는 아니다. 잭 니클로스는 "한 라운드에 마음에 꼭 드는 샷은 너댓 차례에 불과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미국LPGA투어에서 통산 88승을 거두며 한 시대를 풍미한 케이시 위트워스(71 · 미국)는 "골프는 미스의 게임이다. 따라서 실수를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이 승자다"라는 말을 남겼다.

아마추어들의 실수 패턴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티샷 10~20야드 더 날리려는 욕망

동반자가 드라이버샷을 240~250야드 곧게 날린 후 또는 400야드 정도로 긴 파4홀에서 티샷할 때 갑자기 힘이 들어가는 수가 있다. 결과는 십중팔구 OB나 러프행이다. 동반자의 샷이나 홀 길이,'내기 액수' 등 주위 상황에 연연해하지 말고 평소의 힘과 루틴대로 스윙하는 것이 실수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서커 핀'을 공략하고 싶은 충동

벙커 너머에 깃대가 꽂혔다. 이른바 '서커(sucker) 핀'으로 어렵고도 유혹하는 핀 위치다. 이 때 그린 중앙을 겨냥하면 안전할 터인데도,깃대를 겨냥한다. 뒤땅치기성 타구가 되면서 볼이 벙커에 빠지고 만다. 파를 할 수 있는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고는 자책한다. 깃대가 위험한 곳에 꽂혔을 땐 그것을 피해 안전한 곳을 겨냥하라.

◆라이가 고약한데도 쳐야 한다는 선입관

지난달 열린 US오픈이 좋은 본보기다. 더스틴 존슨은 최종일 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고약한 곳에 멈췄다. 손을 바꿔 스윙하고 러프를 전전한 끝에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선두권에서 내려갔다. 벙커 · 러프 등지에서 라이가 고약할 때는 1벌타를 감수하는 편이 더 큰 실수나 몰락을 막는 차선책이다.

◆프로골퍼처럼 샷을 하고 싶은 과욕

홀까지는 30야드.볼~홀에는 벙커가 자리잡고 있다. 볼을 띄워 벙커를 넘긴 다음 그린에 사뿐히 안착시키는 멋진 샷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평소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TV에서 본 프로골퍼들처럼 로브 샷을 시도한다. 그런데 너무 살짝 치는 바람에 볼은 벙커에 푹 묻혀버린다. 멋진 샷도 좋지만,우선 벙커는 피하고 볼 일이다.

◆3~5m 거리의 퍼트를 바로 넣으려는 욕심

홀까지는 5m가 채 안 되는 거리의 퍼트가 남았다. 한 라운드에 한두 차례 올까말까한 버디 기회다. 흥분속에서 친 첫 퍼트가 홀을 훌쩍 지나쳐 버린다. 결국 3퍼트로 보기.미켈슨도 올 US오픈에서 3.6m 거리를 세 번의 퍼트로 마무리했다. 버디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니지만,'과욕이 부른 참사'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