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빠르고…뜨겁고…'3苦와의 전쟁'
US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파71)에서 연습라운드를 한 선수들의 반응은 '어렵다' '뜨겁다' '빠르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출전 선수들은 교회 의자(Church Pews) 모양의 벙커,길이 252야드의 파3홀,6600야드에 달하는 전장,긴 러프와 빠른 그린 등 곳곳에 도사린 암초들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더욱 섭씨 32~35도에 달하는 불볕 더위로 인해 연습라운드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폴라 크리머(미국)는 나인(9홀)을 도는 데 3시간40분 걸렸다. 3년 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앙헬 카브레라가 5오버파로 우승했듯,이번 대회에서도 '오버파 챔피언'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킨 크리스티 커(미국)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껏 둘러본 골프장 중 가장 어려운 코스"라며 "오버파 우승자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커는 8번홀(파3 · 252야드)에서는 3번우드를 잡고 드로를 걸어 그린을 공략했다.

메이저 첫승에 도전하는 미셸 위(21 · 나이키골프)는 "아주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아름답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위는 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272.8야드로 이 부문 랭킹 1위다. 또 다른 '장타자' 비키 허스트(260.2야드)와 '섹시 골퍼' 나탈리 걸비스(이상 미국)는 이구동성으로 "이 놀라운 코스는 모든 선수들의 기술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한술 더 떴다.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도 트위터에서 "이렇게 힘든 골프장은 처음 봤다"고 전했다. 특히 15번홀 옆 교회 의자 벙커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었다. 크리머는 "믿을 수 없는 골프 코스"라며 미국골프협회의 코스 셋업에 경의를 표했다. 메리디스 던컨(미국)은 "252야드면 드라이버를 잡아야지"라며 8번홀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공략법을 제시했고,산드라 갤(독일)은 "1년간 여기서 라운드해도 모든 페어웨이와 그린의 굴곡 및 경사를 다 알지 못할 것"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코스가 어렵다는 반응은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08년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인비(22 · SK텔레콤)는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면 런(구르는 거리)이 많아 쇼트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도 있지만 턱이 높은 벙커에 들어가면 보기를 기록한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그린 경사가 심해 퍼트에서 승부가 가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불볕 더위로 인해 그린이 바짝 마르면서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 미터 기준 14(약 4.2m)에 달했다. 이는 3년 전 US오픈 때의 15에 비해 줄어든 것이나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의 12~13을 웃도는 빠른 스피드다. 신지애는 "그린 표면이 콘크리트같다"고 표현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