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8강전 패배 설욕할지 기대
정대세-호날두 맞대결 주목


'천리마 군단' 북한 축구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44년 만에 설욕전에 나선다.

북한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본선 G조 2차전을 치른다.

세계 축구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북한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당한 뼈아픈 역전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다.

북한은 당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면서 세계 축구사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팀이었다.

북한은 그 해 7월 23일 영국 리버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포르투갈과 준준결승전에서 3골을 미리 뽑아 4강을 눈앞에 뒀으나 거짓말처럼 내리 5골을 내주면서 역전패했다.

경기 시작 53초 만에 박승진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반 21분과 22분 이동운과 양성국이 추가골을 뽑았지만 모잠비크 태생의 `흑표범' 에우제비우에게 내리 4골을 헌납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북한의 이번 대회 좌우명은 `1966년처럼 조선아 이겨라'다.

그만큼 선수들에게는 포르투갈에 진 빚을 반드시 갚고 16강에 진출하겠다는 투지가 뜨겁다.

공격의 선봉에는 정대세(26.가와사키 프론탈레)가 나선다.

정대세는 지난 16일 브라질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수비진에서 한 번에 날아오는 패스를 받아 득점을 노리는 방식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홍영조와 문인국, 안영학 등이 정대세의 뒤를 받쳐 공수를 오가고 수비진에는 지윤남, 리광천, 남성철, 박철진, 리준일 등이 벌떼수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브라질과 조별리그 1차전처럼 공격수 1명만 빼고 자기진영에 9명이 포진해 수비에 집중하다가 빠른 역습을 펼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하지만 1패를 안은 북한으로서는 2차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기 때문에 수비 편중을 줄이는 깜짝 전략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맞선 포르투갈은 초대형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5.레알 마드리드)가 최전방에 나설 계획이다.

호날두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팬들이 주목하는 3대 빅스타다.

그는 코트디부아르와 1차전에서 침묵하면서 제 역할을 못했지만 북한과 2차전에서는 반드시 득점포를 터뜨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포르투갈은 지난 16일 코트디부아르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겨 승점 3이 절실한 입장이라서 초반부터 북한을 거칠게 몰아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토리아=연합뉴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