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23일(이하 한국시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는 나이지리아 축구 대표팀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나이지리아는 18일 남아공 블룸폰테인의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 B조 2차전에서 전반 33분 사니 카이타(알리니야 브라시캅카스)가 레드카드를 받아 10명이 싸우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전력을 유지했다.

오른쪽 측면에 공격이 지나치게 편중돼 있었고 `견문발검(見蚊拔劍)'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 가장 주목되는 취약점이었다.

◇기본 포진은 공격형 4-4-2 = 나이지리아는 한 수 아래로 여기며 승점 3을 따야 하는 상대인 그리스를 상대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나이지리아는 한국도 그리스와 마찬가지의 하수로 평가하기 때문에 3차전에서도 같은 전형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톱으로는 피터 오뎀윙기(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가 출격했다.

좌우 날개 미드필더로는 칼루 우체(알메니아)와 사니 카이타가 나와 공격 포진을 완성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뤼크먼 하루나(모나코)와 딕슨 에투후(풀럼)이 섰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타예 타이워(마르세유)와 치디 오디아(CSKA 모스크바)가 사이드백을 맡았으며 대니 쉬투(볼턴)와 조세프 요보(에버턴)가 중앙 수비를 봤다.

골키퍼로는 지난 12일 아르헨티나와 1차전에서 신들린 방어를 선보이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던 빈센트 에니에아마(텔아비브)가 선발 출전했다.

◇둔탁한 패스…측면 편식 = 나이지리아는 전반 33분까지 상대적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그리스를 상대로 그다지 효율적인 공격은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처럼 수비를 쌓고 빠른 역습에 나서기를 즐기는 그리스를 상대로 펼친 공격을 살펴보면 중앙 돌파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볼은 측면으로만 흘러들었고 간혹 중앙으로 시도하는 패스는 매우 둔탁해서 그리스 수비진이 쉽게 걸러내기 일쑤였다.

위협적인 장점인 빠른 속도와 탁월한 기술의 효과를 스스로 반감시키고 있는 것.
특히 오른쪽 측면이 측면 공격의 거의 다라고 할 정도로 `편식'이 심했다.

아르헨티나와 1차전에서도 오른쪽이 주요 공격루트였다.

한국으로서는 3차전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로 이어지는 왼쪽 수비들이 이들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봉쇄하면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드카드를 부르는 다혈질 = 나이지리아 오른쪽 날개 카이타는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사소한 다툼에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그리스 수비수 바실리오스 트로시디스와 볼을 다투는 몸싸움을 하다가 발을 들어 스파이크로 트로시디스의 무릎을 긁어버렸다.

주심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분위기는 급속도로 그리스 쪽으로 기울었다.

상식적으로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되는 상황에서 나온 우발적인 반칙으로 아프리카 선수들의 다혈질 성향을 재확인시켰다.

한국은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 핵심선수들의 불 같은 성격을 자극하는 `도발 작전'도 기술적으로 써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로서는 핵심 공격루트인 오른쪽 측면의 미드필더 카이타가 레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한국에 호재를 안겼다.

◇변칙 세트피스 `한방' 조심 = 전반 15분 선제골 상황을 살펴보면 나이지리아는 세트피스를 짜임새 있게 준비한 인상을 풍겼다.

페널티지역 외곽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우체가 때린 평범한 볼이 골키퍼가 반대쪽으로 몸을 던지면서 원바운드로 골망에 빨려들었다.

골키퍼의 예측능력과 순발력을 역으로 이용한 세트피스였다.

크로스가 떨어지는 쪽에 있던 공격수 오뎀윙가가 헤딩하는 흉내를 냈기 때문에 그리스 골키퍼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는 볼이 꺾일 방향으로 미리 몸을 던졌다가 낭패를 봤다.

한국은 3차전에서 크로스와 위험지역에서 허용하는 세트피스에서 나이지리아의 깜짝 작전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폰테인=연합뉴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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