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기업들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D(3차원) TV의 경우 "없어서 못판다"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올 정도다.

◆기업들'월드컵'특수를 잡아라

삼성전자 TV사업부 직원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이달 들어 3D TV가 6000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부품이 없어 TV를 못만들겠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는 것.삼성전자 관계자는 "값이 290만원에서 990만원에 달하는 고가상품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면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월드컵을 계기로 이달 말까지 세계 시장에서 50만대의 3D TV가 팔려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역시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에서 판매된 물량은 약 3000대.이번 특수를 기화로 다음달엔 업계 최초로 72인치 크기의 3D TV를 내놓기로 했다.

휴대폰 업체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맞춰 모바일 TV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이달초 브라질 최대 TV방송사인 '글로부 네트워크'와 손잡고 TV를 시청할 수 있는 'LG-GM600'을 브라질 시장에 선보였다.

◆사장님도 '대~한민국'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7일 파주 사업장에 설치한 84인치 3D TV 앞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3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제품 테스트 기회로 삼는 일석이조의 경영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기도 기흥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도 열띤 응원을 펼쳤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LCD(액정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충남 탕정사업장에선 3000여명이 모여 대규모 응원전을 벌였다.

오병욱 현대중공업 사장은 빨간 티를 입고 임직원 6000여명과 함께 응원전에 가세했다. 효성 임직원 200명도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했다.

트위터에서도 최고경영자(CEO)들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트위터에 "오늘은 카드 장사에 집중이 안 된다. 승부에 상관없이 우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자랑스럽다"는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부산 해운대에서 응원한다"며 "만세! 대한민국"을 외쳤다. 신세대 CEO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아르헨 다 주거쓰~"라는 문구로 눈길을 끌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