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8) FIFA, 올해 매출 13억弗 예상…NHN보다 많아
"파트너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으로 잔뜩 흥분해 있습니다. '지구촌 축구 축제'에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으로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잖아요.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니면 결코 조직할 수 없는 거대한 스포츠 이벤트죠.FIFA가 개최국뿐만 아니라 파트너들과 함께 벌이는 '글로벌 소비자 페스티벌'입니다. "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만난 티에리 웨일 마케팅 디렉터의 말이다. 그는 "FIFA 파트너는 월드 베스트 기업이라는 보증수표와 같다"며 FIFA와 스폰서 기업의 특별한 관계를 소개했다.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2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월드컵은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격전지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월드컵 로고를 앞세워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어하는 게 모든 기업들의 바람이다. FIFA의 선택을 받은 공식 파트너와 월드컵 스폰서,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FIFA는 월드컵이라는 하나의 스포츠 상품으로 전 세계 기업들을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주식회사'다.

◆월드컵은 FIFA의 축구 오케스트라

FIFA의 대표 상품은 단연 월드컵이다.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컨페더레이션스컵 등도 있지만 이들은 '미끼 상품'에 가깝다.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도 본 게임인 월드컵에 쏠릴 수밖에 없다. 월드컵은 4년마다 한 달가량 열리지만 장기간의 예선전과 국가대표 평가전(A매치) 등으로 연중 팬들의 관심을 고조시킨다.

FIFA는 월드컵 관련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TV중계권부터 파트너와 월드컵 스폰서(지역 스폰서 제외) 등 덩치가 큰 후원사 선정까지 모두 FIFA 몫이다. 주최국의 시설을 직접 관리하고 마케팅 가이드라인도 정한다. 월드컵에 관한 모든 수입은 일단 FIFA로 들어오고 대회 종료 후 주최국과 참가국에 배분된다. 처음부터 마케팅 전략을 주최국 올림픽위원회와 같이 세우고 수익도 주최국이 갖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영 정책과는 차이가 크다. 월드컵 개최지 결정부터 특정 선수 징계까지 FIFA의 모든 업무는 집행위원 24명이 결정한다.

정몽준 FIFA 부회장을 포함한 부회장 7명과 집행위원 16명이 대륙별로 골고루 집행위원을 맡고 있지만 최고 실력자는 제프 블래터 회장이다.

◆'스포츠 공룡' FIFA주식회사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8) FIFA, 올해 매출 13억弗 예상…NHN보다 많아

지난해 FIFA의 수입과 지출은 각각 10억5900만달러,8억6300만달러다. 매출은 NHN(2009년 1조2000억원 매출)을넘는 규모다. 순이익은 약 2억달러로 매출의 20%에 육박한다. 올해 남아공월드컵 예상 순이익은 이보다 두 배 많은 4억달러로 잡고 있다. 매출은 13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6년 월드컵 때의 7억4900만달러보다 두 배 많은 수준이다. FIFA의 주 수입은 지난해 매출의 60%(6억5000만달러)였던 TV 중계료지만 가장 안정적인 수입원은 스폰서 비용이다. 이준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후원 기업이 없었다면 세계 축구 발전을 주도하는 월드컵 규모의 대회 개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견고한 스폰서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FIFA의 스폰서 제도는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대회까지는 스폰서가 '월드컵 공식 파트너'(16개 기업)와 '지역 스폰서' (12개 기업)로 구분됐다. 독일월드컵이 끝난 뒤 기존 스폰서 제도를 없애고 'FIFA 파트너'를 새로 만들었다. 파트너는 월드컵뿐만 아니라 FIFA가 주최하는 모든 경기와 이벤트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기업 수도 현대 · 기아차,아디다스,코카콜라,소니,비자카드,에미레이트항공 등 6개로 줄였다. 반면 파트너 비용은 최대 3배가량 올렸다. FIFA 파트너가 4년간 지불하는 금액은 총 6억달러다. FIFA 파트너 외에 2010 남아공월드컵에 대해서만 스폰서 권리를 갖는 '월드컵 스폰서' 8개사,남아공 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스폰서' 6개 기업이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8) FIFA, 올해 매출 13억弗 예상…NHN보다 많아

◆후원사는 장기적인 동반자

글로벌 기업들은 유엔 가입국(192개국)보다 많은 202개국이 경쟁하는 세계 최대 축제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FIFA는 동일 업종에서 한 기업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다. 한번 인연을 맺은 기업에는 계약 우선권을 준다.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이 장기간 FIFA를 후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웨일 디렉터는 "스폰서가 되기 위한 일반적인 절차는 없다"며 "단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FIFA 후원을 선호하는 것은 마케팅 시장이 지구촌 전체이기 때문이다. FIFA 휘장을 쓰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게 입증되지만 브랜드 노출 기회도 그만큼 많다. 경기장 밖은 물론 경기장 안에서도 스폰서 로고를 뚜렷하게 볼 수 있다. IOC가 올림픽 경기장에서 기업 로고 노출을 일절 금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또 FIFA는 스폰서 기업에 프로모션을 할 수 있도록 월드컵 주요 경기와 인기 경기 티켓을 제공하고 스폰서 기업의 거래처 임원들을 초대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서비스한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FIFA는 스폰서 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프로답게 스폰서십을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로잔 · 취리히(스위스)=김주완/김진수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