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염원은 우리 발끝에서 이루겠다.’

축구대표팀의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간판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 오른쪽 날개 이청용(볼턴), 중원 사령관 기성용(셀틱)의 어깨는 무겁다.

허정무호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양박(兩朴) 박지성-박주영과 쌍용(雙龍) 이청용-기성용의 활약에 따라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승부가 결정 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4-4-2 전형의 왼쪽 날개로 그리스 공략에 앞장선다. 박지성은 허벅지 부상 여파로 지난 4일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다.

박지성은 왼쪽 측면 돌파는 물론 중앙을 오가며 허정무 전술 운영의 핵심 멤버로 활약한다.

특히 두 개의 심장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그리스 수비진을 뒤흔드는 게 그의 임무다.

그는 그리스와 경기에서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4강 신화를 창조했던 2002년 한.일 대회와 2006년 독일 대회에 이어 월드컵 3회 연속 골 사냥을 노린다.

박지성은 특히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최고참 이운재(수원)와 막내 이승렬(FC서울) 등 고참과 신예가 조화를 이룬 대표팀에서 정신적 지주는 물론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대회다. 그러나 경기에 집중하고 우리가 갖춘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리스보다 낫다고 할 수 없어도 연습한 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박주영은 `그리스 킬러'로 다시 한번 골문을 열어젖히겠다는 기세다.

박주영은 지난 2006년 1월2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24분 깔끔한 헤딩골로 1-1 무승부를 만들었던 주역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둔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유럽 사냥의 자신감을 심어준 귀중한 득점포였다.

그리스와 두 차례 A매치에서 골을 넣은 건 박주영과 이천수뿐이기에 박주영은 다시 한 번 그리스의 골망을 흔들 기세다.

박주영은 ‘왼발 달인’ 염기훈과 투톱으로 나서 월드컵 유럽예선 득점왕인 테오파니스 게카스를 최전방에 배치할 그리스 공략의 선봉장으로 활약한다.

박주영은 염기훈과 함께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전담 키커를 맡는다.
젊은 피의 상징이며 ‘쌍용’으로 불리는 이청용과 기성용도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큰일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청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해 5골 8도움의 불꽃 활약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고 여세를 몰아 월드컵 무대에서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박지성과 좌우 날개를 이뤄 빠른 돌파에 이은 정교한 크로스로 공격의 활로를 틀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 역시 김정우(광주 상무)와 중앙 미드필더 듀오를 이뤄 경기를 조율한다. 소속팀 셀틱FC에서 8경기 연속 벤치를 지키는 바람에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우려를 나았지만 이제는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회복했고 빠른 드리블을 이용한 돌파와 상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드는 스루패스도 좋아졌다.

특히 기성용은 셀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그리스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와 ‘적’으로 창끝을 겨눈다.

기성용은 "경기장에 들어가면 긴장할 수도 있지만 이겨내야 하고 충분히 이겨낼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에 차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