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상대 나이지리아가 7일 오전(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 템비사의 마쿨롱 스타디움에서 끝난 북한과 평가전에서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와 빅터 오빈나(말라가),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의 연속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0-0 무승부), 콜롬비아(1-1 무승부)와 평가전에서 잇달아 비겼던 나이지리아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 개막 이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로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석연찮은 판정도 있었고, 수비수 차정혁이 후반 33분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는 등 억울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너스 문제, 감독 교체 및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 축구협회의 행정력 부재 등으로 어수선했던 나이지리아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만큼은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베스트11 드러났다

나이지리아는 이날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 투톱에는 아이예그베니, 피터 오뎀윙기(로코모티프 모스크바)가 나섰고, 측면 미드필더에 빅터 오빈나(말라가)와 사니 카이타(알라니야 블라디캅카스), 중앙 미드필더에 딕슨 에투후(풀럼)와 루크먼 하루나(모나코)가 포진했다.

좌-우 풀백 다예 타이워(마르세유)와 차디 오디아(CSKA 모스크바), 중앙 수비수 대니 시투(볼턴)와 조세프 요보(에버턴)로 포백 수비진을 꾸렸고, 골문은 빈센트 에니에아마(하포엘 텔아비브)가 지켰다.

후반 시작하면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카이타 대신 칼루 우체(알메리아)가 투입돼 아이예그베니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고, 오뎀윙기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에투후 대신 유수프 아일라(디나모 키예프), 왼쪽 풀백 타이워 대신 우와 에치에질레(스타드 렌)도 들어갔다.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대표팀 감독은 후반 중반 중앙수비수 시투를 빼고 라비우 아폴라비(레드불 잘츠부르크)를 투입하고 나서 야쿠부 대신 느왕쿼 카누(포츠머스), 오뎀윙기 대신 마틴스를 차례로 내보내며 6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나이지리아는 한국과 맞대결을 대비해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북한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멤버들이 한국과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경기를 직접 관전한 정해성 대표팀 코치는 허정무 감독에게 보고 전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 때보다는 나름대로 잘 갖춰진 느낌이다.

선수 구성 면에서도 베스트에 가깝다"고 밝혔다.

◇공격진은 위협적..수비엔 빈틈

나이지리아는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 등 3선의 간격을 좁혀 짧은 패싱 게임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들이 돋보였다.

특히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성과 개인기에 유럽축구의 힘까지 겸비한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은 북한의 수비진을 시종 괴롭혔다.

북한 공격수 정대세(가와사키)가 경기 후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은 야성의 동물 같아서 억누르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나이지리아의 투톱 아예그베니와 오뎀윙기는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워 사실상 다섯 명으로 최후방 수비벽을 쌓은 북한 진영을 휘저었다.

야쿠부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16분 페널티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는 등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왼쪽 미드필더 오빈나도 경계 대상이다.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꿈을 접은 존 오비 미켈(첼시)의 중원 사령관 역할은 하루나가 대신 해냈다.

후반 투입된 칼루 우체는 프리킥이 좋고, 마틴스와 카누 역시 당장 베스트11로 뛰어도 손색없는 공격 자원들이다.

특히 교체 준비 지시를 받고 몸을 풀기 시작하자마자 나이지리아 팬들이 열광적인 환호를 보낼 만큼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해내는 34세의 베테랑 미드필더 카누는 최전방과 중원을 오르내리면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녹록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매서운 공격진과 달리 수비진영에서는 빈틈이 보였다.

`질식수비'로 유명한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 그리스도 장신의 포백 수비라인이 아직 견고하지 못한 모습이었는데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 나이지리아도 그랬다.

갈수록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후반에는 수비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종종 위기를 맞았다.

수비수들의 순발력이 뒤져 북한이 빠른 공격수들을 앞세워 역습할 때면 우왕좌왕했다.

오빈나가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을 얻고 나서 2분 뒤 수비수 에치에질레가 백패스를 하다 정대세에게 빼앗겨 만회골을 내주는 등 어이없는 실수도 나왔다.

이후 북한 박남철이 공을 몰다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반칙을 당했지만 주심이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 프리킥을 줘 나이지리아로서는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일 북한이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골을 뽑았더라면 승부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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