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구단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마케팅 권한이 리그(협회)가 아닌 개별 팀에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25일(한국시간) 의류 회사인 '아메리칸 리들'이 미식축구리그(NFL)를 상대로 낸 반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에서 NFL의 손을 들어줬던 연방법원의 판결을 만장일치로 뒤집고 사건을 되돌려보냈다. 미국 대법원은 "NFL은 서로 경쟁하는 32개 미식축구팀의 연합체에 불과하다"며 "팀들을 대신해 유니폼이나 모자 등의 라이선싱 권한을 팔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프로스포츠 구단들의 연합체인 NFL,NBA(미국프로농구협회),NHL(미국아이스하키리그) 등이 거액을 낸 기업에 마케팅 및 라이선싱 권한을 독점적으로 몰아준 관행에 제동을 건 것으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또 한국프로야구(KBO),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남녀프로골프협회(KPGA KLPGA) 등의 마케팅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은 "NFL의 32개팀은 경기장에서 경쟁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경쟁해야 한다. 각 팀들은 티켓 판매,팬 유치,선수 확보 등의 경쟁을 펼치듯이 지식재산권을 놓고도 경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1950년대부터 NFL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생산해왔던 아메리칸 리들은 2000년 말 NFL이 10년간 2억5000만달러를 받고 '리복'에 독점사업권을 부여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아메리칸 리들은 연방법원에서 NFL이 리복과 독점계약을 맺어 가격이 오르는 등 팬들에게 피해를 입혔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NFL의 그레그 아이엘로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합리적이고 경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최상의 리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