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20명, 밝은 표정으로 본격 담금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좌우 날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이 12일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처음 소집돼 하루 훈련을 하고 외박을 다녀온 선수들과 함께 이날부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대비한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갔다.

`캡틴' 박지성은 왼쪽 팔에 주장 완장이 붙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도착해 밝은 표정으로 숙소로 들어갔다.

박지성은 "귀국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피로한 감이 있다"며 "모두가 잘하려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만큼 나도 마찬가지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날 휴식 때 무엇을 했느냐는 물음에는 "밥 먹었는데요"라며 짧게 답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청용은 소집 시간인 정오를 5분 남겨두고 센터에 도착해 밝은 목소리로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어제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이모네 식구들과 남양주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허락한 하루 외박을 보내고 속속 센터에 입소했다.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아기가 밤에 자꾸 깨는 통에 쉬지를 못했다"며 "잠을 실컷 자려면 최종 엔트리에 들어서 남아공에 꼭 가야 하겠다"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밤에 밥도 잘 먹이고 트림도 잘 시키는 나를 보면 진짜 아빠가 된 것 같다"며 짐짓 의젓한 모습을 연출했다.

차두리는 "월드컵에 나가서 오랜 외국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염기훈(수원)은 "왼쪽 미드필드에 박지성이 있기 때문에 주전 경쟁은 어려울 것 같고 백업 경쟁에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은 놓쳤지만 어시스트를 해서 자신감도 얻었는데 대표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백업으로 활약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드필더 조원희(수원)는 "아직 23명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서 떨리기도 한다"며 "4년 전에는 너무 어려서 월드컵이 그렇게 큰 무대인지도 몰랐지만 이제는 잘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중앙 수비수 곽태휘(교토)는 "경쟁은 항상 해오던 것인데 우리 수비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그와 포지션 경쟁을 하는 강민수(수원)는 "내가 따로 강점이 없기 때문에 성실히 뛰고, 또 조직력에 잘 녹아드는 플레이를 하면서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K-리그 수원에서 뛰는 선수들은 전날 차범근 감독이 자신들을 보내기 전에 `다치지 말고 꼭 끝까지 살아남으라'고 특별히 주문했다고 전했다.

(파주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