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간판 골키퍼 이운재(37.수원)가 홍명보(올림픽대표팀 감독)와 황선홍(부산 감독)에 이어 태극전사로는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본선 4회 출전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운재는 30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30명의 월드컵 예비명단에서 정성룡(성남)과 김영광(울산)과 더불어 3명의 골키퍼 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발표는 예비명단이지만 골키퍼만큼은 성격이 다르다.

허정무 감독은 골키퍼 부문에 3명을 선택해 사실상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던 이운재는 1998년 월드컵 때는 김병지(경남)와 서동명에게 밀려 선발되지 못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6년 독일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주전 골키퍼로 우뚝 섰다.

이운재는 이번 시즌 팀 성적의 하락과 더불어 실점이 많아지면서 경기력 논란이 불거졌지만 허정무 감독은 경험이 많고 수비 리드가 좋은 이운재에게 '1번 골키퍼' 자리를 부여하면서 월드컵 통산 4회 출전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에서 월드컵 통산 4회 출전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 태극마크를 달았던 홍명보와 황선홍뿐이었다.

이운재는 이번 명단이 발표되기에 앞서 심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소속팀인 수원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수비가 허술해지자 덩달아 실점이 많아져서다.

게다가 이운재는 지난 4일 서울과 K-리그 라이벌전에서 3실점을 했고, 당시 경기를 지켜봤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경기력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

염려스럽다"라고 말하면서 '이운재 경기력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을 비롯해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이운재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비라인에 경험 많은 선수가 적다는 판단에서 A매치 경험이 풍부하고 수비수 리드에 능한 이운재가 적격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