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베네스트GC는 '황금 곰' 잭 니클로스(미국)가 설계 · 감리한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준공을 앞두고 니클로스가 최종 감수하러 왔을 때 벙커에 특정 모래를 쓰도록 권고했다. 그렇지만 모래가 너무 가늘고 바람에 잘 날려 니클로스의 허락을 받고 다른 모래로 바꿨다고 한다. 벙커 모래의 질(質)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는 게 바로 거장들이 만든 골프장이다.

'골프 거장'들이 설계를 한 골프장이 속속 개장한다. 니클로스가 설계한 잭 니클로스GC(인천 송도)와 베어스베스트(인천 청라지구),'골프의 전설'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코스를 디자인한 골프클럽Q햄튼(경기 안성),'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은퇴 후 첫번째로 설계한 골든베이리조트(충남 태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골프장은 거장의 손길이 배어있어 내로라하는 해외 코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니클로스가 세 번째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잭 니클로스GC는 '드라이버샷은 호쾌하게,어프로치샷은 정교하게,퍼트는 섬세하게'라는 그의 코스설계 철학이 담겨 있다. 서쪽은 해안과 닿아있어 바다를 볼 수 있고,중앙은 돌 암석 등을 활용해 내륙의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동쪽은 공원같은 느낌이 나도록 설계했다. 오는 9월께 미국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를 아시아권에서 처음 개최할 예정이다.

니클로스의 별명에서 따온 베어스베스트는 퍼블릭 27홀로,10월 시범라운드를 할 예정이다. 미국 호주 유럽에서 니클로스가 설계한 유명한 홀을 9개씩 본떠 만든 '시그니처 골프장'이다.

최근 분양에 나선 골프클럽Q햄튼은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인 플레이어의 작품이다. 상식과 규정,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디자인이 설계 컨셉트라는 게 골프장 측 설명이다. 자연숲과 계곡 등 원초적인 모습을 그대로 살린 친환경적인 골프장이면서 각 홀은 고저차가 거의 없어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확 트인 게 특징이다.

소렌스탐이 설계한 골든베이리조트는 총 27홀 중 18홀(회원제)을 먼저 연다. 오는 5월께 초청라운드를 하고 8월쯤 정식개장할 예정이다. 소렌스탐은 한국에 올 때마다 코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벙커 위치,그린 언듈레이션 등을 도면과 비교할 정도로 열성을 쏟았다. 대개 그린크기가 700~800㎡로 획일적인 반면 반면 소렌스탐은 홀의 난이도에 따라 그린크기를 450~1000㎡로 차등화했다. 한편 제이드팰리스(그레그 노먼),무주 · 은화삼(아놀드 파머),라온CC(콜린 몽고메리)도 유명 선수가 설계한 곳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