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34.다롄스더)이 1년8개월 만에 축구대표팀 복귀전에서 후반 '조커'로 나섰지만 득점포 가동은 다음을 기약했다.

안정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에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이와타)가 모두 빠지면서 김남일(톰 톰스크)과 함께 나란히 교체 투입돼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2008년 6월22일 북한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경기 이후 20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다시 대표팀 경기에 나선 안정환은 들어오자마자 기성용(셀틱)이 올려준 프리킥을 헤딩슛으로 시도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기성용이 오른쪽 후방 측면에서 올린 공에 머리만 닿았으면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으나 공이 살짝 더 높았던 탓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후로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던 안정환은 후반 36분경에 페널티 지역 약간 오른쪽 지점에서 회심의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공은 골대 위로 살짝 비켜가고 말았다.

비록 득점이나 공격 포인트와는 무관했지만 심심치 않게 득점에 가까운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박주영(AS모나코)과 짝을 이룰 수 있는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 만족하게 됐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와 16강에서 연장 골든골, 2006년 독일 대회 때는 토고와 조별리그 1차전 역전 결승포 등 베테랑 특유의 경험은 안정환 외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안정환은 경기가 끝난 뒤 "오랜만에 뛰어서 힘들었다"며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체력적 부분이 부족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보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경기내용을 되돌아 보면서 "오늘은 내가 사이드로 많이 빠져서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려고 했다"며 "그래서 좋은 찬스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