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경기가 열린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

준결승 2조 경기에서 조해리(고양시청)는 결승선을 2바퀴 남긴 상황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뒤를 쫓던 왕멍이 뤼터를 밀어 넘어지면서 같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유력한 메달 후보 셋이 동시에 빙판에 나뒹굴면서 어부지리로 4, 5위를 달리던 선수가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왕멍이 반칙을 한 것으로 판정돼 실격 처리를 당하면서 피해자였던 조해리와 뤼터 역시 결승 진출권을 얻었다.

그 결과 6명이 달린 2조에서는 4명이 결승에 올랐고, 결승 스타트 라인에는 무려 8명이 나란히 서 경기를 펼쳤다.

쇼트트랙에서는 이처럼 탈락한 선수에게도 기회를 준다.

흔히 '어드밴스'라고 부르는 규정이다.

어느 정도 몸싸움을 허용하는 종목이다 보니 피해를 보는 선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다른 선수의 반칙 때문에 밀려난 선수는 기록에서 뒤지더라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물론 구제를 받으려면 반칙을 당한 순간에 순위 안에 들어 있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조해리와 뤼터는 2등까지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경기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경기마다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던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일이 많았다.

남자 1,500m 결승은 7명이 치렀고, 1,000m 결승도 5명이 결승선에 섰다.

아직까지 이렇게 올라간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경우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메달을 따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울시청 윤대명 감독은 "한 번 대회를 치르면 5~6번씩은 어드밴스를 받는 선수가 생긴다.

그렇게 올라가 금메달까지 따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