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이정수(단국대)가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정수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올림픽신기록인 1분23초747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이정수는 1500m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선수단의 첫 2관왕이 됐다.

1500m에서 충돌사고가 났던 이호석(고양시청)은 이정수와 간발의 차인 1분23초801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동메달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돌아갔다.

111.12m트랙을 아홉 바퀴 도는 1000m는 중반부터 순위경쟁에 불이 붙었다. 출발 총성과 함께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과 프랑수아 아믈랭이 앞서나갔고 오노는 3위를 지킨 가운데 이정수와 이호석은 4,5위로 처졌다. 출발 순서가 이어지던 결승 레이스는 막판으로 가면서 요동쳤다. 세 바퀴가 남았을 때 이호석이 후미에서 가속을 붙이며 치고나가 선두로 나섰고 이정수도 뒤를 따랐다. 오노가 쫓아왔지만 이호석과 이정수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금,은,동메달이 굳어질 것 같았던 막판 레이스는 마지막 바퀴에서 1,2위가 바뀌었다. 이정수가 폭발적인 스퍼트로 마지막 코너를 돌며 이호석을 앞질렀다. '형제 경쟁'으로 압축된 금메달 레이스는 이정수와 이호석이 거의 동시에 날차기를 했지만 '동생' 이정수가 마지막에 웃었다.

앞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이은별(연수여고)이 은메달,박승희(광문고)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박승희는 중반부터 선두를 지켜 금메달이 눈에 보이는 듯했으나 세 바퀴를 남기고 중국의 저우양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마지막 순간 이은별이 박승희를 앞질러 2위를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자인 중국의 왕멍이 몸싸움을 벌이다 실격당해 한국은 금메달 사냥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또 다른 중국선수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21일 금 1,은 2,동 1개를 추가하며 총 금 4,은 4,동1개가 됐다. 전날 6위였던 한국은 쇼트트랙의 활약에 힘입어 미국 노르웨이 독일에 이어 종합 4위로 치솟았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것은 금 6,은 3,동 2개로 종합 7위에 올랐던 2006년 토리노대회다.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추가로 메달 획득이 예상되고 있어 역대 최고 성적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한국은 26일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고,27일에는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계주,여자 1000m에서 메달을 노린다. 이에따라 한국은 토리노대회 때 땄던 11개의 메달을 뛰어넘어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