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쉽게 금메달을 내줘서 아쉽습니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속에 힘겨운 경기를 펼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마침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건져올리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여자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이은별(19.연수여고)과 박승희(18.광문고)가 중국의 저우양(2분16초993)에게 밀려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지난 17일 치러졌던 500m 결승에서 한 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던 여자 대표팀은 비록 금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첫 메달을 수확하면서 사기가 올랐다.

은메달을 목에 건 이은별은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기분이 너무 좋다.

메달을 따는 순간 부모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라며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러나 "너무 쉽게 저우양에게 금메달을 내준 게 아쉽다.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게 안타깝다"라며 "저우양이 치고 나설 때 후미에 있었는데 앞에 선수가 넘어지려고 해서 치고 나가지 못했다.

또 결승에 3명이나 올라갔는데 서로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동메달을 차지한 박승희 역시 "1,500m가 약점 종목인데 동메달도 너무 잘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선수 3명이 일찍 선두를 잡고 레이스를 펼쳐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순발력이 부족해서 선두에 나서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1,500m에서 메달 사냥에 성공한 여자 대표팀의 지상 과제는 3,000m 계주에서 중국을 잡고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이어진 계주 종목 4연패 신화를 이어가 반드시 5연패 달성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뿐이다.

박승희는 "현재 계주와 개인 종목의 훈련 비중이 50대50일 정도로 계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우리도 중국 못지않게 체력이 좋다.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은별도 "중국의 계주 전문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계주의 조직력이 떨어져 있다"라며 "중국이 강하지만 우리도 연습을 많이 해서 실력이 좋아졌다"라고 거들었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