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메달 행진에 탄성…"女 1500m 금 놓쳐 아쉬워"
모태범 빙속 1500m 5위에도 박수…온라인 축하댓글 물결

21일 시민들의 눈길은 오전부터 온통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중계하는 TV에 쏠렸다.

남자 쇼트트랙 1,000m와 여자 1,500m 결승전, 빙속 1,500m 결승전도 벌어져 `골든 선데이'라고 불린 이날 시민들은 TV 앞에 모여 한국선수의 선전을 숨 죽이며 지켜봤다.

한국 남녀 대표팀이 쇼트트랙과 빙속 결승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민들은 더욱 TV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우리 선수들의 선전과 안타까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탄성을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전통 메달밭인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2관왕에 오르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누리꾼은 인터넷을 축하 댓글로 뜨겁게 달궜다.

서울역 2층 대합실 TV 앞은 의자가 30여 개에 불과했지만 100여 명이 시민이 모였으며, 특히 이정수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우렁찬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퇴역군인인 박현주(69)씨는 "대한민국에 큰 영광이다.

특히 이정수 선수는 큰 경기에 강한 것을 볼 때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평창 올림픽을 꼭 유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교직원인 김병순(46)씨는 "이정수 선수와 이호석 선수가 4, 5위로 달릴 때는 불안했는데 마지막에는 여유있게 1, 2위로 들어왔다.

역시 한국인의 저력이 발휘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교수인 김정만(62)씨도 "아직 한창 놀고 싶은 나이의 젊은 선수들인데 열심히 땀 흘린 결과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대견스럽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같은 시각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대합실에 설치된 TV 앞에도 100명 가까운 시민이 모여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이곳에 모인 시민들도 3, 4위를 달리던 이호석·이정수 선수가 함께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며 기뻐했다.

고등학생 손학수(17)군은 "오늘 금메달을 못 따는 줄 알고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우리 선수들이 해냈다.

특히 오노를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즐거워했다.

회사원 최용석(37)씨는 "이게 모두 선수들의 피와 땀 아닌가.

동생같은 친구들인데 대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자 1,000m 결승에 앞서 벌어진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친 것을 안타까워하는 시민도 많았다.

자영업자 김태용(54)씨는 "은메달, 동메달도 참 잘했지만 금메달을 땄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박승희 선수가 선두를 달리다 미국 선수에 부딪히지만 않았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대학생 최지현(23.여)씨도 "박승희 선수가 미국 선수에 부딪히면서 힘이 빠진 게 너무 안타깝다"며 "계주가 남았으니 여자선수들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경기에 앞서 벌어진 남자 빙속 1,500m에서 모태범 선수가 메달을 추가하는데 실패했지만 시민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임대업자 정규택(63)씨는 "이미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땄으니 1,500m에서 동메달을 하나 더 따서 금·은·동 세트를 만들었으면 했는데 조금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잘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일요일 선전에 온라인도 후끈 달아올랐다.

아이디 `Rooneysworld'는 "이정수 금메달, 이호석 은 축하합니다! 두선수 너무 자랑스러워요 잘하셨어요"라고 축하했다.

아이디 `크리스토퍼'는 "대한민국의 이정수 선수는 금메달을..대한민국의 이효석 선수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정말 대단히 훌륭한 선수들이다.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라는 댓글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