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쓴맛을 본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21.단국대)은 현재 호주 브리즈번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달 16일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 국가대표 강용환(강원시청)과 출국해 호주 브리즈번 세인트피터스웨스턴 수영클럽에서 호주 대표팀 코치 출신 마이클 볼의 지도로 물살을 가르고 있다.

볼 코치는 노민상 감독과 훈련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 박태환의 기술 향상을 돕는 특별 과외선생이다.

지난해 로마 대회에서 부진 이후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의 후원사인 SK텔레콤 스포츠단과 함께 `박태환 특별강화위원회'를 구성했고, 호주 올림픽대표팀 코치를 두 차례나 맡았던 볼 코치를 박태환의 전담 코치로 지난달 선임했다.

볼 코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제자 스테파니 라이스가 3관왕(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 계영 800m)을 차지하면서 올해의 호주 수영 코치상을 받은 명조련사다.

라이스는 여전히 볼 코치의 지도 아래 현재 박태환과 같은 곳에서 훈련하고 있다.

특별강화위원회 관계자 말에 따르면 볼 코치는 첫 훈련을 진행하면서 몸의 균형 등 박태환의 상태가 기대 이상이라며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싸움닭 같은 박태환의 승부근성을 높이 평가했다.

자신의 선수 시절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겨야겠다는 상대가 있으면 반드시 꺾고 마는 선수가 정말 좋은 선수라고 배웠다.

그런데 라이스가 바로 그런 선수다.

'내가 그를 아끼는 이유'라고 밝히고서 `박태환 역시 그런 선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볼 코치는 또 은퇴한 `인간 어뢰' 이언 소프(호주)를 거론하면서 `박태환은 훈련 때 처음과 끝의 기준기록이 일정하게 나온다.

그런 선수는 내가 알기에는 소프 밖에 없었다'며 박태환의 훈련 자세를 칭찬했다.

현재 볼 코치 밑에서는 라이스 외에도 베이징올림픽 대표였던 켄릭 몽크를 비롯해 지난해 자유형 1,500m 호주 랭킹 1위 라이언 나폴레온 등 호주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수준 높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다 보니 박태환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명 지도자의 조련 속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 중인 박태환은 12일부터 사흘간 시드니에서 열릴 뉴사우스웨일스스테이트오픈대회에서 자유형 50m와 100m, 200m, 400m 등 4종목에 출전해 새해 첫 전훈의 성과를 점검한 뒤 15일 귀국한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